학생 등록금으로 마련된 교비를 2억원 이상 소송비용과 교원 스크린골프 이용비 등으로 불법 운용한 수도권 전문대학이 교육부 조사에서 적발됐다.
교육부 사학혁신추진단은 수도권 사립 전문대학 1곳에 대해 특별조사를 한 결과 법인 이사회와 학교가 조직적으로 공모해 교비 회계를 불법 운용한 사례를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이 법인은 외유성 관광경비 3000만원 가량을 국고 사업비에서 사용하고, 법인이 부담할 소송비용 2억 5000여만원을 교비회계에서 지출하기도 했다. 교원 스크린골프 이용비 등 160만원 가량을 사적으로 사용했다. 이로 인한 환수금액이 총 8억9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해당 법인 및 학교는 2015~2016학년도 결산 처리 시 대학평의원회의를 허위로 운영하고 형식적으로만 감사를 실시했으며, 이사회를 개최하지 않고 허위로 회의록을 작성해 조직적으로 회계 부정을 은폐했다. 사립학교법은 학생 등록금 등으로 조성하는 교비 회계를 결산할 때 대학평의회 자문과 자체 감사, 이사회 의결을 거치도록 정하고 있다.
교육부는 이의신청 기간을 거친 뒤 이사장을 포함한 법인 이사와 감사에 대해서는 임원승인을 취소하도록 하고, 총장을 비롯한 회계부정 관련자에 대해서는 대학에 징계를 요구할 계획이다. 이사장과 총장 등은 업무상 횡령과 배임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 및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한편, 교육부는 17개 시도교육청과 협업체제를 구축해 비리를 저지른 임원의 학교법인 간 갈아타기를 봉쇄할 방침이다.
현재 관할청은 임원취임 승인 시 임원취임예정자의 신원조사 회보서, 신원조회서, 예정자의 결격사유 유무에 대한 각서 등을 통해 임원의 결격사유 해당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그러나 관할청이 나뉘어져 있어 각서만으로는 개별 관할청의 행정처분(임원취임승인 취소 여부 등)에 대한 진위 파악이 어려웠다.
교육부는 임원 결격 사유가 있는 자가 부당하게 학교법인 임원으로 선임되지 않도록 '교육부-교육청 간 비리 임원 차단 협업시스템'을 구축해행정처분 정보를 공유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비리 임원 또는 자격이 없는 자가 사학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교육민주주의 회복에 한 발 더 다가서도록 기여하고, 사학의 자주적이고 건전한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보경 산업정책부(세종)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