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주도하는 최신 화질 기술 '하이다이내믹레인지(HDR)10플러스' 생태계에 필립스 TV도 가세할 전망이다. 필립스 TV를 제조·유통하는 TP비전이 내년 출시하는 TV에 HDR10플러스를 적용키로 했다. 일부 중국 TV제조사도 HDR10플러스 기술에 관심을 보이면서 생태계 확산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8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TP비전은 내년부터 출시하는 TV에 HDR10플러스를 적용한다. TP비전 관계자는 “2018년 필립스 TV에 HDR10플러스 기술을 통합할 예정”이라면서 “기존(2017년) 모델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DR10플러스는 삼성전자가 표준기술인 'HDR10'으로 독자 개발한 새로운 영상화질 포맷이다. HDR설정값을 장면마다 부여해 명암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사람이 보는 것과 유사한 영상을 구현한다. 삼성전자가 HDR10플러스를 개발한 뒤 파나소닉, 20세기폭스가 연합을 구성했다. 콘텐츠 제작부터 유통, 디스플레이 구현까지 생태계 확장을 시도한다.
HDR10플러스는 경쟁 포맷인 돌비비전에 비해 참여 기업이 적은 것이 단점이었다. 하지만 이번 TP 비전이 가세하면서 생태계 확장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HDR10플러스 기반 TV를 생산하는 업체는 삼성전자 뿐이다. TP비전이 들어오면 HDR10플러스를 구현할 디스플레이가 더 늘어난다.
삼성전자는 라이선스 비용을 부과하는 돌비비전보다 개방형 포맷인 HDR10플러스 경쟁력이 우위라고 자신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영상 콘텐츠 제작, 유통, 디스플레이 구현 단계까지 많은 기업이 HDR10플러스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술 지원에 집중할 것”이라면서 “오픈소스의 강점을 살려 생태계를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HDR10플러스 제작 소프트웨어(SW)도 무료로 배포하는 등 시장 키우기에 집중한다.
업계는 중국과 대만 TV제조사·부품회사가 HDR10플러스 연합에 추가 가입할 것으로 내다본다. 하이센스가 대표적이다. 하이센스는 돌비비전 대신 HDR10을 채택했다. HDR10 기술을 고도화하기에는 HDR10플러스가 가장 적합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TV 제조사처럼 가격 경쟁력을 중시한다면 HDR10플러스를 채택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TV칩 등 부품회사와도 기술지원을 논의 중이다. 보다 많은 회사가 HDR10플러스 기술을 적용하도록 도울 예정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내년 미국에서 열리는 'CES 2018'에서 HDR10플러스 연합 체계를 확립한다. 정식 로고를 발표하고 연합 가이드라인도 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HDR10플러스 관련 인증 프로세스도 만들 것”이라면서 “내년을 HDR10플러스 생태계 확장 '원년'으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