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냐 미국이냐, 거래대상을 선택하라. 미국의 대북 제재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중을 앞두고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가 사실상 중국 은행을 겨냥하는 내용의 대북 금융제재법을 7일(현지시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상원 은행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어 미 의회나 대통령 행정명령, 유엔 안보리 등에 따른 제재 대상에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기관에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환계좌 및 대리계좌 개설을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 '오토웜비어 대북 은행업무 제재법' 개정안을 심의했다.
은행위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처리해 전체회의로 넘겼다.
법안은 북한에 조력하는 금융기관에는 미국 금융시스템 접근을 전면 차단하는 것으로, 사실상 '세컨더리 보이콧'에 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통령이 제재를 종료 또는 중단하고자 할 경우 의회에 보고하도록 하는 등 행정부의 대북 제재에 대한 의회의 감독권한을 한층 강화했다.
이는 일차적으로 북한의 최대 후원자인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위 간사인 섀러드 브라운 의원은 “이 법은 전 세계 금융기관에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며 “북한이나 미국 중 거래할 대상을 선택해야지, 둘 다와 거래할 수는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법안을 발의한 팻 투미 의원은 표결 후 “(미국은) 너무 오랫동안, 점증하는 북한 정권의 위협에 안일하게 대처해왔다”고 말했다.
공동 발의에 나선 크리스 밴 홀런 의원은 이 법안이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은행, 말레이시아 금융기관들이 감시망에 들어오게 될 것이라며, 법안 채택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직전에 이뤄졌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밴 홀런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말은 부드럽게 하되, 큰 몽둥이를 갖고 다녀라'라고 한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모델을 따를 것을 제안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북) 제재를 할 수 있는 조금 더 큰 몽둥이를 주려 한다”고 설명했다.
법안은 수정법안 발의 과정에서 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다가 본국 송환 후 사망한 미국 대학생인 오토 웜비어의 이름이 붙여졌다.
김명희 경제금융증권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