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화폐개혁 1년… 조세 투명 vs 경제 하락 평가 엇갈려

인도 500루피 화폐.
인도 500루피 화폐.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화폐개혁 시행이 8일로 만 1년이 된다. 모디 총리는 당시 500루피(8570원)와 1000루피 지폐 사용을 일시에 중단하고 추후 발행한 새 지폐로 교체하도록 했다.

인도 정부와 여당은 이 화폐개혁이 검은 돈과 위조지폐를 없애고 조세 기반을 넓혔으며 디지털 경제로 이행을 가속했다고 평가하지만 야당은 경제 성장률 급락에 취약계층이 큰 어려움을 겪었다며 '경제적 재앙'이라 비난하고 있다.

모디 총리의 화폐개혁에 따라 시중 유통 화폐의 86%에 해당하는 지폐가 사용 중지됐고, 신권 교환은 더디게 진행되자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하는 일용직 노동자들이 급증했다.

소비도 줄어 소매업체의 매출이 하락했고, 많은 주민이 지폐를 교환하기 위해 다른 일을 포기하고 장시간 은행 앞에 줄을 서는 등 두 달 넘게 혼란스러운 상황이 지속됐다.

2014년 5월 모디 정부 출범 후 매분기 7%를 넘던 인도 경제 성장률은 화폐개혁 여파로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는 각각 6.1%와 5.7%로 하락했다.

반면 현금 대부분이 은행을 거치게 돼 정부의 세금 징수 기반은 대폭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중앙은행은 인도 내 은행 예치금이 화폐개혁 전보다 2.8조∼4.3조 루피(48조∼74조원) 늘어났다고 밝혔다.

인도통합지불시스템(UPI)을 이용한 전자결제는 지난해 10월 10만 건에서 올해 10월에는 7700만 건으로 대폭 늘었고, 현금을 대체하는 전자지갑 서비스 이용자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인도 재무부는 6일 트위터에 “화폐개혁이 검은돈과 위조지폐를 없애고 테러단체 자금줄을 차단했으며 비공식 경제를 공식경제로 전환했다. 인도 경제와 국민에 큰 이익이 됐다”고 자평했다.

반대로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는 “화폐개혁이 사회 취약계층과 기업에 미친 피해는 경제 지표에서 드러난 것보다 훨씬 크다”고 비난했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