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도쿄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서핑이 전쟁 속에서 관련 기술과 장비가 발달했다는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국제 프로서핑협회인 월드서핑리그(WSL)는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인공파도 경기장 서프 랜치에서 인공파도 서핑 시연 행사를 열었다. 인공파도와 경기장이 고난도 서핑 기술을 펼치기에 적합한지 알아보기 위한 목적이다.
이와 관련 톨가 오져트쿠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 운동학·보건교육학과 조교수는 7일 “인공 파도타기 인정 여부를 놓고 논란이 있지만, 서핑의 역사와 장비 자체는 '자연'과 어울리지 않는, 지정학 및 전쟁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내용의 기고문을 발표했다.
오져트쿠 교수에 따르면 서핑은 올림픽 종목으로 갓 채택됐지만, 실제 역사는 레슬링과 육상에 버금갈 정도로 100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1800년대 초까지 성행했던 하와이 지역의 파도타기는 하나님의 율법을 어긴다는 이유로 금지돼 20세기 직전까지 거의 맥이 끊긴 상태였다가 이후 와이키키 등에 근대적 휴양지가 들어서면서 미국 사업가들이 관광객 유치용 해변 놀이로 되살려냈다.
이후 하와이와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태평양 지역을 거쳐 전 세계로 퍼졌다. 캘리포니아가 현대 서핑의 발상지로 알려지게 된 계기다.
20세기 후반부터는 소득이 늘고 항공 여행도 발달함에 따라 미국은 물론 전 세계가 즐기는 레저스포츠로 자리잡았다.
전쟁과의 연관성은 제2차 세계대전과 그 직후, 군산 복합체가 개발한 첨단 재료기술 덕분에 무거운 나무 대신 섬유 유리, 폴리에스테르 수지와 각종 발포 고무로 된 가벼운 보드가 대량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여성과 어린이도 즐길 수 있게 된다.
뛰어난 속도와 묘기를 펼칠 수 있는 서프보드 모양의 디자인도 당시 미 육군 기계병 출신이 개발했다. 미 해군이 일본 상륙용으로 개발한 모터 달린 '전투 보드'는 민간의 서프보드를 군용으로 전환한 사례다.
서핑 때 입는 옷도 원래 1950년대 초 미 해군용으로 개발됐으나 수중음파 탐지기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점 때문에 민간용으로 변했다.
한편, 서핑이 도쿄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데 이어 바다가 아닌 인공 경기장에서, 인공 파도를 이용한 서핑 경기도 대중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제 프로서핑협회인 월드서핑리그는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인공파도 경기장 서프 랜치에서 인공파도 서핑 시연 행사를 열었다. 인공파도와 경기장이 고난도 서핑 기술을 펼치기에 적합한지 알아보기 위한 목적이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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