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8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국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서 자신을 둘러싼 '부의 대물림' 논란과 관련 “일부 과도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홍 후보자는 그러면서 “과도한 부의 대물림에 대해서는 적절한 제어 수단이 필요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답변했다.
홍 후보자는 또 “부의 대물림으로 인한 경제적 계층의 고착화를 막기 위해 상속·증여세의 인상이 필요하며, 세대를 건너뛴 상속·증여에 대한 과세를 강화해 제도적으로 부의 양극화를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또 고소득층에 대한 재산세와 종부세도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홍 후보자는 그러나 딸에 대한 격세 증여 논란에 대해서는 “관련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정당하게 증여세를 납부했다”면서 적법성을 강조했다.
딸에 대한 상가 증여는 2015년 11월 이뤄졌고, 증여세 납부를 위한 금전소비대차계약서는 증여세 1차 납부일인 2016년 2월 29일에 맞춰 작성됐다고 해명했다.
증여세는 증여받은 달로부터 3개월 내인 지난해 2월 총액의 50% 이상인 1억1123만250원을 자진 신고·납부했고, 잔액은 지난해 5월 분납했다고 밝혔다.
임대 소득은 장녀가 참여하는 공동사업자 계정으로 개설한 통장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이자 송금과 관련된 증빙 서류를 제출하라는 요청에는 “계약서대로 지급하고 있고, 관련 자료는 자녀의 개인정보인 점을 고려해 적절한 제출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딸과 배우자 사이 금전소비대차계약이 '친권자와 자녀 간 이해상반행위' 위반이라는 견해에 대해서는 “이자는 상속증여세법에 따라 상호 간 금전 증여로 판단되지 않는 적정이자율을 적용한 만큼 이해상반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갑질 임대차 계약서' 의혹에 대해서는 “부동산에서 추천한 계약서를 사용한 것”이라면서도 “지적된 사항에 대해서는 바로잡겠다”고 했다.
그러나 “20년간 임대료를 거의 올리지 않은 곳도 있고, 임대보증금을 소진할 때까지 임대료를 내지 않은 곳에 대해서도 계약을 해지하거나 연체 이자를 받은 적이 없다”며 적극 해명하기도 했다.
건물 리모델링에 대해서도 “건물이 노후화돼 전기안전, 누수 등의 문제로 진행한 것으로 비용은 공동사업자 계정에서 관리해 관련법에 따라 연말에 정산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국회의원 시절에는 절세와 증여를 한 공직 후보자를 비판했는데 본인도 이런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당시 청문위원 자격으로 고위공직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은 주어진 역할이었으나 지금은 공직 후보자 자격이므로 저의 적합성 여부를 스스로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특목고 반대를 공개적으로 표명하고도 딸은 국제중에 입학시킨 데 대해서는 “특목고가 원래 취지와 다르게 운영돼온 구조적 문제를 지적한 것으로, 기숙형 학교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배우자와 8년간 주민등록상 주소가 다르다는 의혹은 “혼자 거주 중인 장모님 봉양을 위해 자주 머물러서 주소를 이전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고, 배우자가 문체부에 자리를 내놓으라고 괴롭혔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대구는 새누리당이 바뀌든지 해야 한다'는 등의 발언이 논란이 된 데 대해서는 “우리나라에서 1인당 지역 총생산이 가장 낮은 지역으로 서민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책이 마련돼야 하는데도 그러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홍 후보자는 자신이 문재인 정부의 5대 인사원칙에 대해 “위배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서 현재까지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청문회 당일 소상히 밝히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문재인 대통령 캠프 실세로 불린다는 지적에도 “문재인 대통령 후보 캠프는 개방적이고 수평적인 네트워크 방식으로 운영되었다고 생각한다”고 적극 해명했고, 장관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4년간 의정활동과 국정기획자문위원회 활동 등을 통해 전문성을 배양했고, 장관이 된다면 진정성을 바탕으로 수평적 리더십과 활발한 소통을 통해 성과를 낼 수 있는 새로운 조직 문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에 대해서는 “한중 관계가 다시 정상화의 길로 가는 상황에서 사드문제 자체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중국은 우리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에게 중요한 고객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자는 최근 10년사이 3차례 속도 위반, 1차례 신호 또는 지시위반으로 적발된 적이 있다고 공개했다.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 도입에 대해서는 “법률개정안이 발의된 것으로 알고 있고, 충분한 논의를 통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고, 동성애는 ”찬반의 문제가 아니고 어떤 경우에도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제도화를 위해서는 보다 많은 사회적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