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텔을 잡겠다.”
퀄컴이 서버칩 센트릭2400을 내놓으며 외친 일성이다. 서버 시장에선 ARM과 인텔 x86 아키텍처의 대결구도가 새롭게 펼쳐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ARM 기반 아키텍처를 적용한 서버칩은 퀄컴이 최초는 아니다. 칼세다 같은 업체가 ARM 기반 서버칩을 선보인 바 있으나 실패했다. 인텔은 여전히 서버칩 시장에서 99% 점유율로 시장을 독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칼세다 실패 이유를 성능 부족, 생태계 확보 실패로 보고 있다.
퀄컴은 두 가지 모두를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센트릭2400은 서버칩 최초로 10나노 공정으로 생산됐다. 인텔 주력칩은 아직 14나노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가 센트릭2400을 생산했다. 퀄컴 10나노 센트릭2400이 인텔 14나노 제온 8180보다 트랜지스터 집적도가 높다.

센트릭2400은 최대 48개의 64비트 ARM 기반 독자 설계 폴커 코어와 코어당 하나의 스레드(작업처리영역)가 붙는다. 코어의 기본 작동속도는 2.2GHz로 최대 2.6GHz까지 작동속도가 높아진다. 폴커 코어 2개에 512킬로바이트(KB) L2 캐시 하나를 묶어 폴커 듀플렉스란 중간 단위를 만든다. 총 24개의 폴커 듀플렉스가 내장된다. 폴커 듀플렉스 단위는 링 형태의 전송로(버스)를 통해 데이터를 주고받는다. 대역폭은 초당 250GB다. 링 전송로에는 60메가바이트(MB)의 L3 캐시 메모리 12개가 연결돼 있다. 초당 128GB를 전송할 수 있는 6개의 DDR4 D램 채널과 32개의 PCI익스프레스 gen3 레인과 6개의 컨트롤러, 보안을 위한 ARM 트러스트존을 내장했다. 전력소비량은 120와트(W)로 통일됐다.
아난드 찬드라세커 퀄컴 데이터센터 테크놀로지 수석 부사장은 “W당 성능, 가격 모든 면에서 인텔 제온보다 센트릭2400이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W당 성능은 센트릭2400이 인텔 제온 8180보다 48% 우수하다. 코어 가격은 4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하다.
관련 생태계도 계속 확장하고 있다. 퀄컴은 OS, 가상화, 클라우드 설계툴, 개발언어, DB 등 생태계 구축에 성공했고, 이를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표회에는 오픈소스 리눅스 OS 전문업체인 레드햇을 포함해 클라우드 인프라 설계를 위한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전문업체 자일링스 등 15개의 협력 업체가 퀄컴 센트릭2400으로 구현한 각종 클라우드 인프라 솔루션을 선보였다. 세계 1위 서버 하드웨어 업체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가 퀄컴 센트릭2400을 자사 서버에 탑재할 예정이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알리바바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도 퀄컴 서버칩을 자사 인프라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퀄컴은 센트릭의 뒤를 잇는 차세대 서버칩 파이어테일(Firetail)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이 제품에는 새로운 사피라(Saphira) 코어가 탑재된다. 다만 구체 사양과 출시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퀄컴과 인텔은 각자 서로의 영역을 넘보고 있다. 인텔은 5G 통신 시장에서 퀄컴을 뒤쫓고, 퀄컴은 인텔이 독점하고 있는 서버 시장에 진입한다. 이날 발표를 맡은 아난드 찬드라세커 수석부사장은 7년 전 인텔에서 영입한 인물이다. 모바일 통신 분야 사업을 맡다 최근 인텔 2인자로 떠오른 머시 렌터친탈라 수석부사장 최고기술책임자(CTO)도 2015년 11월 퀄컴에서 인텔로 이직한 인물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에서 퀄컴으로, 퀄컴에서 인텔로 이직하는 사례가 최근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새너제이(미국)=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