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신기술]<2>표준연 '극미량 시료용 고감도 모세관 광셀 및 측정장치 기술'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박상열)의 '극미량 시료용 고감도 모세관 광셀 및 측정 장치 기술'은 아주 미세한 물질을 세계 최고 수준의 정밀도로 측정할 수 있게 해 주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기존의 '흡광 분석' 측정 장치보다 50배나 높은 감도로 시료를 측정할 수 있다.

표준연이 개발한 극미량 시료 측정장치 시제품의 모습.
표준연이 개발한 극미량 시료 측정장치 시제품의 모습.

흡광 분석은 시료에 자외선을 쪼여 입사되는 양과 반사되는 양을 비교, 시료 농도나 내부 물질의 양을 재는 분석법이다. 1마이크로리터(㎕) 시료를 분석할 수 있는 기기는 상용화됐지만 감도가 많이 떨어져 정확한 측정값을 얻기 어렵다. 시료의 양 자체가 적어 흡광 분석의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빛의 투과 거리가 길고 많은 면적에서 분석이 이뤄져야 감도도 올라간다.

표준연은 내경이 50~100㎛인 모세관(광셀)을 이용, 시료가 길쭉한 형태를 유지하게 했다. 이를 이용하면 빛이 긴 거리를 투과할 수 있다. 광셀은 내부 시료에 빛을 집중시키는 성질이 있는 '아모포스 테플론'으로 만들었다.

표준연은 모세관 광셀 기술을 이용, 기존보다 성능이 월등한 측정기기를 만들었다. 최대 18개의 시료를 삽입·측정·세척하는 완전 자동화 시스템을 가미, 편의성도 높였다. 핸드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한 구동도 가능하다.

이 기술은 앞으로 다양한 미세 측정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각종 의료, 화학, 생물 분야에서 충분한 양을 얻기 어려운 시료 측정에 쓰인다. 기술 이전을 통해 세계 수준 성능의 측정 장비를 개발할 수 있다.

기술 성숙도는 '5단계'다. 이미 실험실 내 시작품을 제작, 성능 평가도 마쳤다. 실용화 단계 진입이 멀지 않았다.

기술 책임자인 양인철 표준연 바이오임상센터장은 “극미량의 시료를 고감도로 분석하는 것은 모든 과학자의 꿈이자 산업 활용도가 높은 분야”라면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기술로, 상용화 제품이 만들어지면 전 세계의 병원과 연구기관에서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