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8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현지 동포간담회 모습. <사진:청와대>](https://img.etnews.com/photonews/1711/1011766_20171109163208_889_0001.jpg)
우리나라가 오는 2020년까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과의 교역 규모를 현 중국과의 교역 수준인 2000억달러로 늘인다. 그동안 4강(미·중·일·러) 외교, G2(미·중) 중혔이던 노선에서 벗어나 '신(新)남방'과 신북방을 엮어 경제 외교 다변화를 꾀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말까지 아세안 지역 각국과 '맞춤형' 협력 관계를 구축, '아세안 독트린'을 완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문 대통령은 9일 오후(현지시간) 신흥 시장 첫 방문국인 인도네시아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신남방 정책'을 발표했다. 지난 9월 러시아 순방 당시 밝힌 신북방 정책과 짝을 이루는 핵심 대외 정책이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과 한국의 관계를 한반도 주변 4대국과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면서 “이를 위해 우리 정부는 아세안과의 협력 관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신남방 정책을 강력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기존의 상품 중심 교역 관계를 기술, 문화예술, 인력 교류로 확대한다. 교통, 에너지, 수자원 관리, 스마트 정보통신 등 아세안 국가에서 수요가 많은 분야에 집중 투자한다.
일치감치 아세안 시장에 '물량 공세'를 펼친 중국, 일본과 차별화한다. 이를 위해 문 대통령은 '사람(People), 상생번영(Prosperity), 평화(Peace) 공동체'인 3P 전략을 제시했다. 첫 번째 사람 중심 전략은 아세안 국가와 서로 마음과 마음이 통할 수 있도록 정상, 각료, 경제계, 학생 간 다층 인력 교류 확대가 골자다. 상생번영은 아세안과의 보완적 경제 구조를 확립,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관계로 공동 번영의 길을 모색하는 장기 계획이다.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아세안의 풍부한 노동력과 자원을 활용하되 우리의 자본과 기술을 공유하면서 시너지 효과가 나도록 할 계획”이라면서 “아세안 국가에서 처음으로 한국이 '아세안센터'를 세워 기업 투자를 유치하도록 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평화 공동체는 아세안을 외교 전략 요충지로 활용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았다.
우리 정부는 3P 전략으로 2020년까지 아세안과의 교역 규모를 2000억달러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현재 중국과의 교역 규모는 2100억달러 수준이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과의 협력을 인도네시아에서 시작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아세안과 한국의 깊은 협력이 인도네시아, 한국 간 교류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촉진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국내총생산(GDP)의 40%를 차지하는 세계 4위 인구 대국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해외 투자 대상국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인도네시아 정부에 자동차 산업 부문 협력 강화를 제시했다. 우리나라가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이자 높은 수준의 가격 품질 경쟁력과 우수한 부품 망을 보유했음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아세안 최대 자동차 생산·수출국이라는 야심에 찬 비전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번 순방을 계기로 양국 정부가 자동차 산업 협력 강화를 위한 협의를 시작하고, 협력 관계 전면 구축을 희망한다”고 피력했다.
우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시범 운영할 세계 최초의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을 내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 지원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은 양국의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협력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신남북 정책 선언을 기반으로 다음 주에 이어질 베트남, 필리핀 순방에서도 이 같은 '아세안 미래 비전' 구상을 공유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봄 인도 방문과 내년 이 시점에 또 다른 아세안 방문에서도 이 같은 정책 기조를 이어 가 '문재인 아세안 독트린'을 완성할 계획이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