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기술이 우리 사회를 어떻게 바꿔놓을까? 분야별로 예측하기 쉽진 않다. 다만 혁명과도 같은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물론 아무리 재미있고 신기한 기술이라도 사람의 삶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되지 못하면 사라질 수 밖에 없다.
로봇은 기술의 집합체다. 기술과 기술의 융합으로 만들어진다. 로봇은 인간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노동력이 부족해지거나 고령화가 심해질수록 로봇이 할 일은 더 많아 진다.
문제는 실용화다. 제조현장, 재난현장, 농업지역, 해양, 극지는 물론 사회인프라를 유지보수하고 관리하는 현장에서 아직 로봇의 실용화는 체감하기 힘들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전경](https://img.etnews.com/photonews/1711/1012028_20171110143400_053_0002.jpg)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원장 박철휴)은 로봇융합 핵심기술 개발과 실용화라는 두가지 핵심사업에 역량을 쏟고 있다. 다양한 기술을 융합한 로봇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동시에 개발된 기술을 바탕으로 사회 각 분야에 쓰일 수 있는 실용 로봇을 만든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제조용 로봇은 사람과 함께 일하는, 스마트하고 지각 있는 시스템이다. 로봇이 사람과 협업하는 분야는 날로 확산되고 있다. 자동차, 전자, 의약품, 식품은 물론 뿌리산업분야에도 적용된다.
KIRO는 제조공정에서 사람이 직접 하기 힘든 작업을 수행하는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영하 40도 이하의 냉동 물류 창고에서 중량물을 이송하는 무인대차(AGV)기술과 통합 관제시스템, ICT 기반 스마트 신발공장을 위한 제화공정 자동화 시스템발, 게 탈갑·절단 공정 및 다리살 선별 자동화 시스템 등은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로봇 기술이다.
제조공정 로봇에 장착할 수 있는 소형 고출력 유압구동기와 로봇관절 및 경량 다관절 로봇팔 요소기술도 개발했다. 경량 다관절 로봇팔 요소기술은 기존 산업용 로봇과 달리 사람과 로봇이 협업하는 산업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배관청소로봇](https://img.etnews.com/photonews/1711/1012028_20171110143400_053_0005.jpg)
사회 인프라 유지보수 및 관리 분야에서는 배관 청소와 탐사, 비파괴 검사가 가능한 배관 내부 자가추진 로봇기술을 개발했다. 산업기반 시설인 각종 배관은 시간이 지나면서 부식 등 손상이 생긴다. 자가추진 로봇은 이같은 손상을 수리해 배관의 수명을 늘려주는 역할을 한다.
해양플랜트 제작과정에서 플랜트 내부 용접이 가능한 용접로봇시스템도 개발했다. 해양플랜트 내부 80도 고온 및 고분진 환경에서 로봇 스스로 복잡한 작업 환경을 인식해 용접을 수행할 수 있는 로봇이다.
대형 저수조를 청소할 수 있는 수중청소로봇은 KIRO가 10년 이상 기술을 축적해 온 분야다. KIRO는 2005년부터 수중청소로봇 기술 개발을 시작해 최근 기술출자기업인 로보스코리아를 설립해 사업화를 진행하는 단계까지 왔다. 수중청소로봇은 포스코 공업용 수조와 인천시 하수관에서 실제 활용되기도 했다.
![수중청소로봇](https://img.etnews.com/photonews/1711/1012028_20171110143400_053_0006.jpg)
안전로봇 프로젝트는 KIRO가 수행하는 로봇 연구개발(R&D) 및 인프라 구축 사업의 핵심이다. 지난해부터 오는 2021년까지 6년간 710억원을 투입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경북도, 포항시가 지원한다.
재난 현장 짙은 연기 속에서도 시야를 확보하기 위한 센서를 비롯해 생존자를 찾고 위치를 추적하는 인명탐지센서, 재난정보를 빠르게 획득하는 실내정찰로봇, 화재진압을 보조하는 장갑형로봇 관련 기술을 개발한다.
이렇게 개발하는 기술은 소방대원이 접근하기 힘든 화재, 유독가스, 폭발, 붕괴위험이 있는 재난 현장에서 초기 정찰 및 긴급대응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준다.
KIRO는 15일 2019년 완공 목표로 포항 영일만 일반산업단지 내 1만 9800㎡ 부지에 안전로봇 표준화를 주도할 센터를 착공한다. 이 곳에서는 첨단안전로봇 3종과 핵심부품 3종을 개발한다. 안전로봇실증시험 인프라도 갖춘다.
스마트 팜을 구현하는 핵심기술도 결국은 로봇이다. KIRO는 올해부터 2019년까지 3년 동안 100억원을 투입해 밭농업 로봇실증센터 및 테스트베드 구축사업을 진행한다. 밭농업 로봇 연구실증센터 구축에 90억원, 실증 테스트베드 구축에 10억원을 투입한다. 밭농업 로봇 연구실증센터는 안동에 건립할 예정이다. 센터에는 농업용 로봇 시험검사 지원시스템을 구축하고, 입주 기업의 사업화를 지원할 연구장비를 구축한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은 해양(수중)환경극복, 생산 및 작업혁신, 국민안전 및 편익증진 등 3대 특화분야 원천 및 융합기술개발을 진행하는 로봇전문연구기관이다. 현재 80여건 이상의 국가 및 기업 공동 R&D를 수행하고 있다.
로봇기업 전주기 패키지 지원과 1인 1사 맞춤형 지원도 한다. 로봇체험전시관을 운영하고, 한국지능로봇경진대회를 활용해 로봇산업의 대중화를 모색하고 있다.
현재 총 44개 R&D사업과 14개 비R&D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노약자용 웨어러블슈트 사업, 수공급관로의 정밀진단 장비 및 구조적 상태감시시스템 개발, 실외무인경비로봇 개발을 추가했다.
<KIRO 2017년 로봇분야 R&D사업 수주현황>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