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새로운 분야의 원천기술 개발에 더욱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남을 따라가기 보다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때 더욱 큰 학문적, 산업적 성과를 거둘 수있다고 믿습니다.”
김상욱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을 이끄는 과학자들이 도전의식을 갖고 새로운 분야 개척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의 길을 답습해서는 성취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탄탄한 원천기술의 기반은 다양한 기술 확장을 가능하게 합니다. 우리나라가 보유한 원천기술이 늘어날 수록 과학기술과 국가경쟁력이 크게 성장하게 됩니다.”
김 교수부터가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선구자다. 지난 2011년 그래핀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신소재인 '그래핀 산화물'이 액정 상태에서도 고체와 같은 결정성을 띤다는 것을 처음으로 발견했다. 내부 결정성을 손쉽게 조절, 다양한 기능을 갖춘 고기능성 소재 개발을 가능하게 했다.
김 교수는 이 성과로 해당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이 됐다. 지난 9월에는 독일 와일리가 발간하는 전문 SCI 국제 학술지 '파티클' 특집호 편집을 주도했다. 세계적인 그래핀 산화물 액정 연구자 20여명을 이끌어 '그래핀 산화물 액정 특집호'를 만들었다. 그래핀 산화물 액정, 이를 응용한 기술을 망라했다. 김 교수 본인도 그래핀 산화물 액정 섬유의 촉매화 연구를 소개했다.
“그래핀 산화물 액정 분야를 시작했다는 점을 인정받아 특집호를 꾸리는 영광을 안았습니다. 저뿐만이 아니라 많은 우리나라 과학자가 이런 기회를 얻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김 교수는 원천기술 개발을 위한 요건으로 '상식에서 벗어난 시각'을 들었다. 새로운 시각은 새로운 발견및 성과의 시작점이다. 김 교수는 자신의 예를 들어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착상이나 실험 결과에 매몰되는 것은 좋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보통 과학자들이 그동안 익숙한 형태, 방법에 매몰되기 쉬운데 언제나 새로운 시도를 염두에 둬야 합니다. 저 역시 당시에는 생소했던 그래핀 산화물을 당시에는 생소했던 액정 형태로 활용,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김 교수는 새로운 시도를 응원하는 사회 분위기 조성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남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 선구자를 핍박하고 배척하는 분위기가 문제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이순신 장군이 귀양갈 정도로 다름과 새로움을 인정하지 않는 문화가 내재돼 있다”면서 “연구계에서도 만연한 이런 문화를 해소해 더욱 많은 원천기술이 확보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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