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우주 정거장(ISS)에 체류하는 우주 비행사 60%의 뇌가 약간 변형되는 징후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의대가 밝혔다.
뇌 변형은 무중력 상태에 오래 있었던 영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뇌 기능이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불분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유인 탐사 계획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연구진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미국 의학 전문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우주에 약 반 년간 체류한 18명과 약 2주간 체류한 16명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발사 전후에 자기 공명 영상(MRI)으로 촬영 한 뇌 사진을 비교했다. 그 결과 귀환 후 우주에 장기 체류했던 17명과 단기 체류했던 3명의 뇌 정수리 부근에 있는 중심 홈이 좁아진 것이 발견됐다. 뇌 위치가 약간 정수리 쪽으로 어긋나 있는 것도 확인했다.
무중력 상태에서 하체에서 상체로 체액이 이동하기 때문이다. 우주인 얼굴이 부풀어거나 다리가 가늘어 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뇌 변형은 뇌와 척수를 둘러싼 뇌척수액이 머리에 더 많이 모이면서 뇌 압력이 거세졌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우주 비행사 중 약 80%는 발사 직후에 어지러움을 동반하는 '우주 멀미'를 경험한다. ISS에 장기 체류 한 우주 비행사 중에는 시력 이상을 호소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연구진 관계자는 “뇌 변형이 일시적인지 여부와 시력 이상과 관계 등을 파악하기 위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면서 “유인 화성 탐사는 왕복 3년 가까운 시간 동안 사람을 우주로 보내야하기 때문에 우주 체류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