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당서울대병원이 직원 인사평가 시스템을 전면 개편한다. 성과 측정을 수시로 하고, 전 직원에게 개인 인사평가 결과를 공개한다. 지속적 교육으로 직원 역량을 강화한다.
분당서울대병원은 내년부터 연 1회 운영하던 직원 성과·역량 평가를 상시로 전환하고, 결과 값을 시스템에 공개한다고 15일 밝혔다. 상급자 평가 역시 상·하급자, 동료 등 다면평가로 전환한다. 평가 점수가 낮은 부분을 교육과 연계해 직무 능력을 높인다.
평가 시스템 개편은 직원 역량 강화와 투명성에 초점을 맞춘다. 투명하게 공개된 평가 값을 놓고 부족한 부분, 도전하고 싶은 부분을 상급자와 논의해 자기 주도적 플랜을 세우도록 유도한다. 1년간 외부 컨설팅, 내부 설문조사, 임직원·노조 의견 수렴을 거쳐 내년 실시된다. 대상은 의료진을 제외한 간호, 사무, 행정, 기술직 등 약 2000명이다.
직무분류체계를 개선했다. 부서 단위 직무분류체계를 '일' 중심 단위로 변경했다. 기존 789개 직무를 399개 직무정의서로 효율화했다. 직무 유사성, 필요역량, 경력개발경로 등을 고려해 5가지 직무군으로 묶었다. 개편된 체계에 따라 전 직원이 공통으로 갖춰야 할 공통역량, 관리자를 위한 리더십 역량, 5가지 직무군별 담당자가 수행해야 할 직무역량 등을 제시했다.

평가는 성과, 역량, 리더십(관리자 전용) 평가로 나뉜다. 성과평가는 연 초 설정한 핵심성과지표(KPI)와 목표관리(MBO) 달성에 개인이 얼마나 기여했는지 살핀다. 부서 MBO에 개인별 KPI와 목표를 설정해 기준으로 삼는다.
역량평가는 병원이 추구하는 5가지 미션에 얼마나 부합했는지 평가한다. 고객중심, 최고지향, 혁신추구, 상호협력, 사회공헌 등이다. 개인 경쟁력 강화에 얼마나 노력했는지도 중점적으로 본다. 개인이 수립하는 '자기개발계획(IDP)' 성과 평가가 대표적이다. 개편한 직무정의서에 따라 장래 경력 로드맵을 수립하는 '경력개발계획(CDP)'을 연계한다. 자기 주도적 학습과 경력 축적 계획을 세워 평가 받는다. 과거 부서장 개인이 평가하던 것에서 상·하급자, 동료 등 다면평가로 전환한다.
송정한 분당서울대병원 인재개발실장은 “개편된 평가시스템 핵심은 부서장과 논의해 본인 역량이 부족한 것, 보완하고 싶은 것을 제시하고 그해 결과 값이 평가 잣대”라면서 “1회 평가가 아니라 직원 성장 기회로 삼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평가는 상시로 이뤄진다. 연 1회 이뤄지던 것을 4월과 8월 수시점검 기간을 둔다. 일종의 중간평가 기간이다. 평가자와 피평가자 간 상시 성과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유도한다. 중간 성과에 대한 피드백 기회도 준다.
평가 결과는 시스템에 공개한다. 전형, 항목별 점수, 추이 등이 상세히 나온다. 본인이 부족한 부분을 확인하고, 연계 교육 프로그램까지 안내한다. 재교육 기회와 인사평가 투명성을 제고한다. 인사평가를 상시 운영하고, 결과를 공개하는 것은 국내 병원 최초다.
전상훈 분당서울대병원 원장은 “기존 인사평가 결과는 소수 평가자만 알 뿐 직원에게 피드백이 없었다”면서 “연공서열을 탈피한 승진, 보상 체계를 마련하고, 역량이 부족한 직원에게 재교육 기회를 주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사람' 경영에 힘을 쏟는다. 지식서비스산업으로 고도화되는 의료 서비스 산업도 사람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작년 국내 병원 최초로 '행동사건 면접 프로그램(BEI)'을 개발해 병원에 가장 적합한 인재선발 채용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조직 내 고성과자가 공통으로 보유한 우수 역량 항목을 표준화해 채용 과정에 활용한다. 기존 3단계 채용 과정을 5단계로 나누고, 블라인드 채용을 적용했다. 우수 인력 채용은 물론 기존 인력 재개발 기회까지 확대한다.
전 원장은 “조직원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합리적인 툴(도구)과 피드백”이라면서 “직원과 조직 발전을 위해 필요한 요소를 평가항목에 넣고, 공정하게 평가하면 모두가 발전하는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