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핵융합연구소의 KSTAR 연구센터. 초전도핵융합장치 KSTAR가 더욱 거대해졌다. 높이만 10m, 주위 사방에 갖가지 설비가 연결됐다. 또 정면에 새로운 장치가 설치된다. 6명의 엔지니어가 크레인으로 연결한 거대한 철제 구조물을 천장에 고정시키고 있다. 사각형 박스 형태의 철제 구조물은 길이만 6m, 너비는 3m에 달했다.
KSTAR와 조금 떨어진 곳에는 구조물에 연결될 '중성자입자빔가열장치(NBI-2)' 자재와 각종 설비가 놓여 있다. 나머지 공간은 자재를 움직이고 고정시키면서 발생하는 소음으로 가득하다.

KSTAR는 국내 기술로 만든 핵융합 반응 실험 설비다. 초고온 플라즈마를 진공 장치 안에 가둬 핵융합 반응을 일으킨다. 기술력이 부족하면 플라즈마 유지는 물론 발생시키는 것조차 어렵다. 핵융합연은 벌써 몇 년째 운전 신기록을 경신하며 세계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올해 고성능 플라즈마(H-모드) 연속 운전 시간은 72초에 이른다.
이번에 추가하는 새로운 설비는 KSTAR를 더욱 강력하게 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운 가열 장치인 NBI-2를 추가해 플라즈마 운전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과정이다.
“핵융합 반응을 효율 높게 일으키기 위해서는 운전 온도를 최대한 높여야 합니다. NBI-2 설치가 KSTAR의 플라즈마 운전의 질을 한층 더 높이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현장에 함께 나온 왕선정 KSTAR 가열구동연구팀장은 자부심에 찬 목소리로 NBI-2를 설명했다.
NBI-2는 고속의 입자를 이용해 연료의 온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가속시킨 입자를 KSTAR의 토카막(플라즈마를 가두는 장치) 안으로 집어넣는다. 출력은 6메가와트(㎿)다.
공사는 마치 살얼음판을 걷는 듯 조심스럽다. 엔지니어들은 설비의 각도가 조금이라도 틀어질까, 장치의 규격이 어긋날까 확인을 거듭했다. 파이프 하나를 자르는 것에도 두 번, 세 번의 확인을 거쳤다.

“수치가 조금이라도 틀리면 입자가 토카막 안으로 들어가는 방향이 달라지게 됩니다. 워낙 고속·고온의 입자를 다루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장치 전체를 망가뜨릴 수 있어요.”
파이프를 자르던 엔지니어가 땀을 닦으며 얘기했다. 그는 지난 여름부터 이런 작업을 계속해 왔다. 완공 예정일은 내년 3월. 늦어도 2019년부터는 NBI-2가 제 성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왕 팀장은 “이런 고된 작업이 KSTAR의 운전 시간을 대폭 늘리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72초를 넘어 300초까지 운전 시간을 확장시키는 기반이 된다. 핵융합연과 KSTAR를 뒤?는 해외 연구진과의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다.
왕 팀장은 “핵융합은 우리나라가 외국 연구진보다 훨씬 나은 기술 수준을 보이는 몇 안 되는 분야”라면서 “지금까지의 성취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격차를 벌려 우리 기술력을 세계 만방에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