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연중 최대 해외 직구 시즌 막 오른다

[이슈분석]연중 최대 해외 직구 시즌 막 오른다

연중 최대 해외 직접구매(직구) 시즌의 막이 오른다. 미국 최대 할인 행사 기간 '블랙프라이데이'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현지 유통가는 11월 마지막 주 목요일 추수감사절의 이튿날인 블랙브라이데이를 시작으로 크리스마스까지 연중 최대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미국은 물론 세계 각국의 소비자들이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 좋은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몰려드는 기간이다.

국내 시장과 비교해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고, 해외에서만 판매하는 한정 상품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글로벌 결제·배송 서비스가 진화하면서 블랙프라이데이를 노리는 국내 소비자는 지속해서 늘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손 끝, 블랙프라이데이 정조준

국내 소비자는 지난 2011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따라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 해외 직구 서비스를 집중 이용하고 있다.

해외 직구 서비스 전문업체 몰테일이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 기간(2016년 11월 25~26일)에 기록한 배송 건수는 총 3만5000건으로 집계됐다. 3200건에 그친 2010년 대비 10배 이상 늘었다. 하루 1만2000건 이상 구매 주문이 쇄도한 셈이다. 몰테일은 온라인·모바일 쇼핑이 본격 대중화하기 시작한 2014년 이후 매년 3만건 이상 주문을 기록하고 있다.

몰테일 관계자는 “블랙프라이데이를 기점으로 최근 선보인 간편 해외 직구 서비스 이용자가 크게 늘었다”면서 “배송 신청 건수를 종합 분석한 결과 대부분 관부가세 면세 범위 200달러 이하 제품이 많았다”고 밝혔다.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해외 직구족 수요는 역대 최대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 번역 서비스, 간편 결제 솔루션 등이 속속 등장하면서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것처럼 해외 직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 덕이다.

몰테일은 올해 블랙프라이데이에서 전자제품군이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했다. 다른 상품에 비해 고가 상품을 파격 할인 가격에 판매하는 '핫딜'이 가장 많이 올라오기 때문이다. 관부가세와 배송비를 합해도 국내 시장 가격보다 저렴,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다이슨 청소기, 애플 아이폰 등 최근에 출시된 제품군이 뜨거운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 높은 할인율 상품을 무조건 사기보다 필요한 제품을 살펴서 구매하는 알뜰한 소비자가 늘고 있다”면서 “평소 눈여겨본 고가 제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이슈분석]연중 최대 해외 직구 시즌 막 오른다

◇해외 직구 시장 급팽창…국가·상품 다양화

해외 직구 수요는 매년 급증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발달로 그동안 복잡하던 해외 결제가 간편해지고, 자동 번역이 등장하면서 저렴한 해외 상품을 손쉽게 검색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 환경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신규 소비자가 진입하는 동시에 기존 경험자의 재구매가 이어지면서 시장 규모가 급팽창하고 있다. 해외 직구 시장 초기에 미국, 일본 등 소수 국가에 집중된 소비 행태는 중국과 유럽연합(EU) 등 다양한 국가로 확장됐다. 주요 구매 제품은 의류, 잡화 등에서 가공식품까지 넓어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국가(대륙)별 온라인 해외 직구 금액은 미국 2889억원, EU 1122억원, 중국 602억원, 일본 373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한때 해외 직구 시장에서 90%에 이르는 점유율을 차지하던 미국은 56.4%로 줄였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중국(2.5%P), EU(2.4%P), 일본(1.7%P)이 각각 점유율을 높였다. 미국은 6.6%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미국에 집중된 소비 패턴이 다른 국가로 무게 중심을 옮긴 셈이다.

상품군별 해외 직구 금액은 의류·패션 및 관련 상품 1707억원, 음·식료품 1415억원, 가전·전자·통신기기 55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의류·패션 및 관련 상품은 전체 해외 직구 상품군 가운데 33.3%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음·식료품(31.5%), 가전·전자·통신기기(24.7%), 의류·패션 및 관련 상품(3.9%)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유통가, 고객 쟁탈전 맞불

국내 유통가는 다양한 할인 혜택을 앞세워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에 맞불을 놓고 있다.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연말 최대의 대목 수요를 해외 업체에 고스란히 내줄 수 있기 때문이다.

G마켓은 오는 30일까지 '블랙세일' 기획전을 연다. 국내외 대표 글로벌 브랜드 상품을 최대 70% 할인 가격에 판매한다. 모든 고객에게 블랙세일 전용 '10% 할인 쿠폰'과 '3대 카드사(현대·비씨·롯데) 12%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해외 직구 전문관'에서는 '다이슨 V8 앱솔루트 무선청소기'를 비롯한 해외 직구 스테디셀러 아이템을 한데 모아 저렴하게 판매한다. 매일 밤 12시에 오픈하는 '오늘의 딜' 코너는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을 대표하는 글로벌 브랜드 인기 상품을 4종씩 특가에 선보인다. '오늘의 브랜드' 코너에는 노스페이스, 닥스키즈, 레고, 레노버 등 다수의 브랜드가 참여한다. LG전자 60형 초고화질(UHD) 발광다이오드(LED) TV를 비롯한 인기 상품을 특가에 구매할 수 있다.

이마트는 16일부터 2주일 동안 연중 최대 규모의 할인 행사를 선보이며 모객에 주력한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에 버금간다는 의미에서 '이마트판 블랙 11월'로 명명했다.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구매한 주요 생필품을 할인 가격에 선보인다.

첫 주(16~22일)에는 올해 1~10월 식품군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을 연중 최저가로 제공한다. 해당 기간에는 신선식품을 제외한 나머지 분야 1위 제품을 할인 가격에 판매하거나 덤으로 제공한다. 브랜드와 관계없는 과자 골라 담기 행사를 비롯해 TV, 냉장고, 세탁기 등 대표 품목 24종에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는 한국 온·오프라인 유통업계에서도 실적을 늘릴 수 있는 대목으로 자리 잡았다”면서 “매년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가격·서비스 차별화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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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