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역점사업중 하나인 창고형 할인매장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출범 7년을 맞은 트레이더스는 두자릿수 성장을 이어가며 이마트의 성장동력으로 확고히 자리매김 중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3분기 트레이더스 매출은 41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3%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1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0% 늘었다.
신규 출점 효과 외에도 기존점 매출이 10.4% 성장했다. 작년과 달리 추석 성수기 매출이 4분기로 이월됐음에도 불구하고 3분기 두 자릿 수 성장을 이어간 것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처음 매출 1조를 돌파한 트레이더스는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조 1185억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1조 클럽 가입을 달성했다. 올해 매출은 1조 5000억원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3분기 누적 영업익도 406억원으로 61.3% 급증했다.
이 같은 실적 호조에 트레이더스는 이마트 성장동력으로 확실히 자리매김 중이다. 3분기 이마트의 할인점(대형마트) 매출은 3조 1099억원으로 0.1% 증가하는데 그쳤고, 영업이익은 1930억원으로 13.7% 감소했다. 기존점 신장률은 -3.7%로 역성장한데 비해 뛰어난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트레이더스 영업이익률은 3.6%로 월등히 높다.

업계는 상품을 대규모로 저렴하게 판매하는 창고형 할인점 특성이 소비 트렌드에 부합했고, 경쟁관계인 '코스트코'나 '롯데 빅마켓'과 달리 연회비 없는 창고형 할인점이라는 새로운 모델로 소비자를 공략한 것이 고속성장 원인으로 지목한다.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소비심리 악화로 오프라인 매장이 부진을 겪는 가운데 소비자들이 '창고형 할인점'으로 몰린다는 분석이다.
상품을 묶음 형태인 대용량으로 판매하며 상품 진열 등 관리에 필요한 인력을 최소화해 기존 대형마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한 가격경쟁력도 성장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실제 트레이더스는 대용량이나 묶음 상품인 번들형 제품을 일반 할인점 대비 7~15% 이상 싸게 판매한다. 출범 초기 이마트와 상품 중복 비율이 20%에 가까웠지만, 현재는 5% 수준까지 낮추며 상품 차별화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9월 보유 중이던 코스트코코리아 지분 3.3%와 코스트코 서울 양평·대구·대전점 3개점이 입점한 이마트 소유 부동산 관련 자산 일괄 매각을 결정했다. 비효율 적자점포 구조조정으로 효율성을 끌어올려 추가 재원을 확보해 성장성이 유망한 트레이더스와 일렉트로마트 등에 힘을 싣고 차별성을 확보하기 위해 매각을 결정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코스트코 지분 매각 결정은 트레이더스를 본격적으로 키우겠다는 정용진 부회장 의지로도 읽혀진다.
트레이더스는 연회비 없이 모든 카드를 쓸 수 있는 오픈형 창고매장으로 고객 불편함을 최소화 했고, 신세계포인트 적립도 가능하다. 또 스타필드 하남과 고양점에 입점하며 교외에 위치했지만 뛰어난 입점 효과까지 누린다. 현재 전국에 12개 매장을 오픈했으며 내년까지 위례, 목포남악, 여수웅천, 김포풍무, 군포 등에 추가로 들어설 예정이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