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 표명한 전병헌 靑 정무수석 "어떤 불법도 관여안해"…野4, 검찰 공정 수사 촉구

사의 표명한 전병헌 靑 정무수석 "어떤 불법도 관여안해"…野4, 검찰 공정 수사 촉구

전직 보좌관의 뇌물수수 외혹을 받고 있는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이 16일 사의를 표명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수석비서관이 중도 사퇴한 것은 전 수석이 처음이다.

여소야대 정국 속에서 국회와의 창구 역할을 해오던 정무수석 자리가 공석이 되면서 청와대는 국정 운영의 리더십은 물론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전 수석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무수석으로서 대통령님을 보좌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 왔고 (최선을) 다하려 했지만 결과적으로 누를 끼치게 돼 참으로 참담한 심정”이라며 “대통령에게 누가 될 수 없어 정무수석 직을 내려 놓는다”고 밝혔다.

자신이 명예회장을 맡았던 한국e스포츠협회 자금 유용 의혹과 롯데홈쇼핑 후원금 문제 등 각종 의혹은 부인했다. 전 수석은 “제 과거 비서들의 일탈행위에 대해 다시 한 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저는 지금까지 사회에 만연했던 게임산업에 대한 부당한 오해와 편견을 불식시키고 e스포츠를 지원·육성하는 데 사심없는 노력을 해왔을 뿐 그 어떤 불법행위에도 관여한 바가 없음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 수석은 “언제든 진실규명에 적극 나서겠다”며 “불필요한 논란과 억측이 해소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르면 다음 주 전 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는 전 수석의 사의 포명과 관련 미묘한 온도차를 보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구두논평을 통해 “전 수석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비교적 짧게 논평했다.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전 수석의 사퇴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실체의 일각이 드러났다”면서 “엄정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를 압박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정의당은 전 수석 사퇴에 대해 “마땅한 결정”이라며 검찰의 공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청와대는 최근 지난 정부의 부정부패 문제를 '적폐 청산'이라 강조해 오던 상황에서 전 수석의 비리 연루 의혹과 사퇴는 야당에게 반격의 빌미를 주게 됐다. 특히 국회와의 소통을 전담하는 정무수석 자리가 공백이 되면서, 앞으로 남은 정기국회에서 예산안 및 법안 처리 등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 수석 측근 비리에 연루된 한국 e스포츠협회(KeSPA)는 공식 사과했다. KeSPA는 입장자료를 통해 “최근 불거진 롯데홈쇼핑 관련 후원금 횡령 혐의와 윤 모 전 비서관 법인카드 유용 등의 건으로 실망을 드려 깊은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면서 “협회 책임자가 구속된 현 상황은 어떤 말로도 해명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