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MOOC 전 세계 확산.. 양방향 플랫폼으로도 진화

온라인 공개 수업 방식 무크(MOOC)는 수강 인원 제한 없이(Massive) 모든 사람이 수강 가능하며(Open), 웹 기반(Online)으로 미리 정의된 학습 목표를 위해 구성된 강좌(Course)를 말한다.

2000년대에도 인터넷 발전을 바탕으로 온라인 공개강좌가 많이 개설됐지만 무크라는 이름의 현 플랫폼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은 2012년 전후다.

미국 코세라·에덱스 등이 유명 대학의 강의를 무료로 공개하면서 세계 가입자를 끌어들였으며, 수천명의 이용자를 확보한 온라인 교육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처음 1세대 무크는 오프라인 강의를 동영상으로 녹화, 온라인 전송에 그쳤다. 단순 온라인 강의였지만 대학 교수들은 온라인 강의를 오프라인 강의 질 향상에 활용했다. 대학에서도 교양 수업은 무크를 활용하고, 좀 더 고차원의 학습에 투자를 집중시키기도 했다.

무크는 학습자가 수동으로 듣기만 하던 기존 온라인 학습 동영상에서 한 단계 발전했다. 교수자와 학습자, 학습자와 학습자 간 질의응답, 토론, 퀴즈, 과제 제출 등 양방향 학습을 진행하는 2세대 무크로 접어들었다.

콘텐츠도 다양해졌다. 대학 강의뿐만 아니라 직업 교육에도 활용되기 시작했다. 이를 지원하던 기업은 인증서를 발급하고,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다.

대학·기업·플랫폼기업 3자 간 '윈윈' 체제가 구축되면서 무크 이용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주립대는 교양 수업을 모두 무크로 대체했다. 대학은 교양보다 다른 수업의 질 제고에 투자를 강화했다. 학생들은 등록금을 절약하고 빠르게 대학을 졸업했다.

기업은 신입사원 교육비를 줄이기 위해 무크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무크는 수백·수만명이 듣는 특화된 콘텐츠부터 수십만명이 듣는 대규모 강좌에 이르기까지 범위가 넓다.

우리나라에서도 정부 지원으로 한국형 무크가 시작됐다. 오픈 이후 수강자가 급속도로 늘었다. 그러나 정부가 지원한 대학에 한정한다는 점과 기존 대학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문제점이 지적됐다. 무크와 함께 내년부터는 온라인 평생교육의 한 형태인 '나노 디그리'도 시범 사업과 함께 시행된다.

아시아·유럽 전문가 협의체를 통해 콘텐츠를 개발하는 아셈 무크 이니셔티브를 계기로 국내 무크의 범위도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교육부가 지난해 열린 행복교육박람회에서 운영한 K무크 부스
교육부가 지난해 열린 행복교육박람회에서 운영한 K무크 부스

무크는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도 빠른 속도로 새로운 교육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칭화대를 비롯한 여러 대학은 미국 에덱스가 만든 오픈 소스 플랫폼인 '오픈에덱스'를 활용해 '쉐탕X'를 구축했다. 에덱스는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하버드대가 합작해 만든 플랫폼으로, 무크 기술까지 오픈 소스 형태로 제공한다. 오픈에덱스 덕에 무크는 세계 어떤 대학이나 기업이든 쉽게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영국, 프랑스, 일본 등에서도 2013년부터 무크가 확산되고 있다. 영국 퓨처런, 프랑스 펀(FUN), 일본 J-MOOC도 비슷한 시기에 등장했다. 초·중·고교생을 위한 무료 무크나 칸아카데미도 인기를 끌고 있다.

무크를 포함해 첨단 ICT가 융합된 에듀테크 서비스도 각광받는다. 유럽에서도 에듀테크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영국 에듀테크 시장 규모는 175억 파운드 정도로, 2020년에는 300억 파운드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EU는 '에라스무스+'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교육과 ICT 융합을 시도했다. 이 프로젝트는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예산규모만 147억 유로에 달한다. ICT를 활용해 수백만 유럽인에게 다양한 학습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유럽의 모든 교육 자원을 이용하는 포털 '오픈 에듀케이션 유로파'도 운영한다.

문보경 산업정책부(세종)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