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경제 시한폭탄으로 꼽히는 우리나라 가계 빚 총액이 1400조원을 넘어섰다. 집계를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래 최대치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중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9월 말 가계 신용 잔액은 1419조1000억원으로, 3분기 동안 31조2000억원(전 분기 대비 2.2%) 증가했다.
가계신용은 가계부채를 포괄해서 보여 준다. 가계가 은행, 보험사,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 각종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과 결제 전 카드 사용 금액(판매신용)까지 합친 금액이다.
가계신용 증가 규모는 정부의 각종 가계부채 대책에도 더 커졌다. 3분기 가계신용 증가액은 1분기(16조6000억원), 2분기(28조8000억원)보다 많다. 분기 증가 규모가 30조원을 넘어선 것은 올해 처음이다.
지난해 동기 대비 증가율은 9.5%로, 2015년 2분기(9.2%) 이래 처음으로 한 자릿수로 내려갔다.
14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는 저금리 장기화의 대표 부작용으로 지적된다. 장기로는 민간소비를 위축시키고 금융 안정을 훼손할 수 있는 잠재 위험 요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부문별로 9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1341조2000억원으로, 3분기에 28조2000억원(2.1%) 늘었다.
예금은행 가계대출은 15조원 증가했다. 증가 규모는 전 분기(12조원)와 지난해 4분기(13조5000억원)보다 많다.
주택담보대출은 8조원 증가하며 1분기(6000억원)과 2분기(6조3000억원)에 비해 확대됐다.
예금은행에서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은 7조원 늘어나며 2006년 통계 집계 이래 최대 증가 규모를 기록했다.
인터넷은행 대출은 2조7000억원 늘었다. 한은은 카카오뱅크 신규 영업 효과와 소비 심리 개선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상호금융,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4조3000억원 늘었다. 2금융권 가계대출 리스크 관리 강화 영향으로 증가 폭이 전 분기(6조3000억원)보다 줄었다. 이는 2015년 1분기(1조5000억원) 이래 최소 규모다.
보험, 연기금, 카드사 등 '기타금융기관' 가계대출 잔액은 8조9000억원 늘었다. 판매신용 잔액은 3분기에 3조원 늘었다. 전 분기(1조9000억원)보다 크게 증가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신용카드 사용이 늘어나 여신 전문 기관이 3조2000억원 증가한 반면에 백화점, 자동차회사 등 판매회사는 1000억원 감소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