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핀전류, 전기 대신 열로 얻는다…저전력 MRAM 가능성↑

국내 연구진이 이론으로만 발표됐던 열에 의한 스핀전류 생성(스핀너런스트 효과)을 실험으로 증명했다. 차세대 자성메모리(MRAM)의 전력 소모를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스핀너런스트 현상을 이용한 열인가 자성메모리의 개략도
스핀너런스트 현상을 이용한 열인가 자성메모리의 개략도

박병국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팀은 열로 스핀전류를 생성하는 소재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스핀전류는 전자의 고유 특성인 '스핀'이 이동하는 현상이다. 전하의 흐름을 뜻하는 일반 전류와 다르다. 전하 이동이 없기 때문에 주울(J) 열로 인한 전력 손실에서 자유롭다.

이를 이용한 메모리가 MRAM이다. 기존 실리콘 기반 반도체 메모리와 달리 자성 박막으로 만든 비휘발성 메모리다. 외부 전원 공급 없이 정보를 유지할 수 있고, 집적도가 높다. 고속 동작이 가능하다.

MRAM은 자성소재에 스핀전류를 가해 자성의 방향을 제어하는 게 기본 원리다. 기존에는 전기로 스핀전류를 생성했다. 연구팀은 열을 이용했다.

스핀너런스트 자기저항 실험 개략도와 열-스핀 변환 효율
스핀너런스트 자기저항 실험 개략도와 열-스핀 변환 효율

이 같은 '스핀너런스트 효과(Spin Nernst Effect)'는 이론으로 발표된 적이 있지만 실험으로 증명되지는 못했다. 연구팀은 스핀궤도 결합이 큰 텅스텐과 백금을 활용해 스핀너런스트 효율이 기존 전기 이용 방식과 유사함을 확인했다.

열로 동작하는 MRAM을 개발하면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다. 웨어러블 기기, 사물인터넷(IoT) 등 저전력이 요구되는 기기에 활용이 기대된다.

스핀전류, 전기 대신 열로 얻는다…저전력 MRAM 가능성↑

박병국 교수는 “열에 의한 스핀전류 생성이라는 새로운 물리 현상을 실험적으로 증명했다”면서 “추가 연구를 통해 자성메모리의 새로운 동작 방식으로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으로 수행됐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