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지난 해처럼 어렵다" 영역별 비율 대학마다 달라 세밀한 입시 전략 필요

포항 여진 우려 속에서도 23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사고 없이 치러졌다. 포항에서도 예비소집장소에서 그대로 시행됐다.

59만3527명이 지원한 2018학년도 수능은 전국 1180개 시험장에서 정상적으로 실시됐다. 당초보다 일주일 미뤄진 이날 수능은 포항 여진 가능성 등 변수가 있었지만 별다른 문제 없이 마쳤다.

1교시 시험에는 1교시 지원자 53만5292명의 9.48%에 해당하는 5만 6032명이 결시했다.

올 해 수능은 영어영역에 처음 절대평가가 도입된 것이 특징이다. 국어와 수학영역 모두 지난 해 수준이거나 지난 해보다 다소 어려운 수준으로 출제됐다는 평이다. 절대평가가 적용된 영어영역은 지난 해와 비슷한 수준이고, 9월 모의평가보다는 쉬운 수준으로 보인다.

교사들은 '불수능'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지난 해와 비슷한 난이도여서 지레 겁을 먹고 소심하게 입시에 응해서 안된다고 조언했다. 12월 12일 성적표 통지날까지는 영어 등급을 알 수 없는데다 대학마다 영역별 비율을 다르게 조정하기 때문이다. 세밀한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성기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과 이준식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평가 출제위원장(성균관대 교수)은 출제동향 브리핑에서 “학교 교육을 통해 학습된 능력 측정을 위해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춰 출제했다”고 기본방향을 설명했다.

종합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가 많이 나왔다. 국어영역에서는 화법과 작문이 한 세트로 구성된 형태가 나왔다. 수험생이 어려워하는 음운변동을 묻는 문제도 출제됐다. 독서영역은 지문이 지난 해보다 길지 않았음에도 종합 해석력을 요구하는 문제 때문에 어려웠다는 평가다.

"수능 지난 해처럼 어렵다" 영역별 비율 대학마다 달라 세밀한 입시 전략 필요

가장 어려움을 느꼈을 문제로는 독서영역의 41번 디지털 통신 부호화의 의미를 묻는 기술 지문 문제가 꼽혔다. 긴 지문을 모두 읽어야 하는데다, 여러 가지 부호화 과정을 사례로 풀어내면서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도록 요구하는 문제다. 경제 지문도 환율과 같은 경제현상과 그래프를 연결지어 이해해야하는 형태로 나왔다.

수학영역의 변별력을 결정짓는 객관식 20, 21번과 주관식 29,30번 문제들이 올 해에는 추론 능력을 요구하는 형태로 출제됐다.

손태진 풍문고등학교 교사는 “올 해 난이도가 높은 수학문제들은 주어진 조건들을 잘 해석해서 그래프가 어떤 형태가 될 것이라고 추론을 한다면 풀수 있는 문제들”이라면서 “문제를 어떻게 풀까에 할애하는 시간은 상대적으로 적겠지만 여러 개념을 큰 틀에서 완전히 이해하고 있어야 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조만기 판곡고등학교 교사는 “학생에 따라 난이도 체감도가 다를 것”이라면서 “올 해 난이도 있는 문제처럼 큰 틀의 개념으로 추론하는 형태로 가르치는 것이 학생 사고력 증진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교사들이 수능을 풀고 분석한 후 브리핑하는 모습
교사들이 수능을 풀고 분석한 후 브리핑하는 모습

영어영역 역시 작년과 비슷한 수준에서 난이도가 맞춰졌다. 새로운 유형 문제도 나오지 않았지만, 비연계 지문에서 어려운 문제가 출제됐다. 친숙한 주제에서 함축적 의미를 찾아야 하는 문제도 있었다. 국어와 수학영역에서 난이도 있는 문제가 여럿 출제되면서, 상위권 학생에 대한 변별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가채점은 보수적으로 하되, 이를 맹신해 수시를 포기하거나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응시할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 조언이다.

김창묵 경신고등학교 교사는 “가채점을 하면서 발표되는 등급 적중률이 낮은 만큼 가채점은 좀 더 보수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면서 “영어가 절대평가가 되면서 올 해 영역별 비율이 상당히 다른 곳이 많기 때문에 단순히 등급만으로 정시 여부를 판단하지 말고 보다 세밀하고 정확한 분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식 수능출제위원장이 수능 출제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준식 수능출제위원장이 수능 출제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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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지난 해처럼 어렵다" 영역별 비율 대학마다 달라 세밀한 입시 전략 필요


문보경 산업정책부(세종)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