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성장하는 만큼 직원 관리가 더욱 힘들어지는 곳이 바로 중소기업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취업준비생들은 대기업을 목표로 구직활동을 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중소기업은 구직 지원자가 많지 않으며 퇴사자 또한 많다. 중소기업 CEO들은 ‘비용을 들여 키웠더니 나가버린다’라는 부정적 시각으로 직원 육성과 역량 강화에 노력하지 않으며, 직원들 역시 ‘이 기업에서는 배울 것도, 비전도 없으니 더 좋은 기회가 오면 언제든 떠나야겠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됨에 따라 일자리가 없는 현실에서도 중소기업은 구인난을 겪고 있다.
이러한 부정적 인식의 표면적 원인은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임금 격차에서 기인한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중소기업은 우리나라 전체 기업 중 대략 99%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전체 직장인의 88%가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다. 이는 중소기업이 발달한 일본, 대만과 비슷한 수치이다.
임금 격차가 발생하는 것은 생산성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직원의 생산성은 대기업에 비해 약 30%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 다시 말해 대기업 직원 1명이 1천 원의 생산성 가치를 창출했다면 중소기업 직원은 300원 정도의 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생산성을 좌우하는 것에는 업무능력, 자본투자금액, 기술력, 노동생산성 등이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이 위의 요소를 증대 시키기에는 환경적으로 대기업보다 열악한 상태이다. 따라서 업무능력, 노동생산성 제고에 상대적인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프랭크 슈미트와 존 헌터 교수가 생산성 관련 연구를 통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직무성과 경력 관계는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입사 초기 경력은 일을 먼저 경험한 기존 직원의 생산성과 분명한 차이를 보이지만 1년이 지나면 그 차이는 눈에 띄게 줄어든다. 오히려 자신을 성장시키는 노력에 의해서 차이가 난다. 일반적으로 신입 직원은 역량도 낮고 직무의 수준이 낮은 업무를 하게 된다. 이 시기 직원은 자신의 업무에 열정을 가지고 몰입하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경력이 쌓이면서 자신의 기술 수준, 역량이 높아짐에도 여전히 낮은 난이도의 업무를 하게 된다면 업무에 큰 지루함을 느끼기 시작한다. 반대로 갑자기 높은 난이도의 업무를 맡게 되면 직원은 불안감을 갖게 된다.
결국 중소기업은 지루함을 갖고 있는 직원에게 수준을 높일 수 있는 업무를 맡겨야 하며, 불안함을 느끼고 있는 직원에게는 생산성을 높이도록 업무능력과 노동생산성을 제고 시킬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중소기업에서 효율적으로 직원을 관리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직원이 성장할 수 있다는 인식, 여건,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현실에서 중소기업CEO들은 ‘직원들을 잘 대해주는 가족 같은 기업’을 강조하면서 직원 관리를 하고 있다. 틀렸다는 얘기가 아니다. 하지만 인간미 넘치는 분위기만을 추구한다고 해서 생산성과 직원의 충성심을 유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냉정히 말해 기업은 직원이 자신의 성장을 위해 일하는 곳이다. 그렇기에 직원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중소기업CEO들은 만들어줘야 한다. 그리고 거기에 들어간 비용을 KPI 등을 통해 효율적으로 제어하는 방법이 있다.
창원의 전자부품을 제조하는 H 기업의 나 대표는 창업 초기 대학 졸업자의 채용이 너무 어려워 고등학교 졸업자를 채용하였고 그 대신 학업 지원을 통해 직원들의 업무 역량을 증진시켰다. 이 개발에는 강제사항이 포함되어 있었다. 처음 직원들은 자신들의 역량을 개발해주겠다는 제안에도 선뜻 따라주지 않았으며, 기업은 역량개발을 내세운 구인 모집을 내세웠으나 구인난은 계속되었다. 그러나 4년 정도 지나면서 기업의 생산성은 좋아졌으며 직원들은 자신이 성장했다는 사실을 실감함으로써 자연스레 회사에 대한 충성심을 키웠다. 또한 이제는 별다른 홍보 없이도 직원 성장의 기회와 가치가 소문나면서 차츰 구인난을 해소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중소기업이 좋은 직원을 채용하는 조건에 직원 성장을 돕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또한 위의 사례처럼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 하지만 구인난, 생산성 등의 악순환은 끊을 수 있다. 그래야 기업 성장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중소기업CEO들은 직원교육 플랜을 반드시 수립하고 실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