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해치백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EV) 등 다양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수입차'가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면서 침체된 내수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OEM 수입차는 국내 완성차 업체가 모회사 해외 생산 차량을 수입해 판매하는 모델을 뜻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판매된 OEM 수입차는 1만4197대로 작년 동기 대비 36.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대표적인 OEM 수입차인 르노삼성차 'QM3'는 9919대가 팔려 12.7% 줄었고, 한국지엠 '임팔라'는 3042대에 그치며 70.6% 급감했다.

'합리적인 가격의 수입차'라는 강점을 내세워 승승장구하던 OEM 수입차 판매가 올해 들어 잔뜩 움츠러든 것은 동급 국산 신차가 대거 투입되면서 시장 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수입·판매 모델 특성상 원활하지 못한 물량 공급도 판매 확대를 가로막았다.
다만 친환경차 시장 성장세에 따라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와 EV는 판매를 늘렸다. 한국지엠이 수입·판매한 '볼트'는 517대(PHEV·EV 포함)가 팔려 작년 동기 대비 1800% 이상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 처음 출시된 르노삼성차 초소형 EV '트위지'는 258대가 팔렸다.

업계는 내년 업체별 추가 신차 도입과 전기차 물량이 늘면서 OEM 수입차 시장이 다시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내년 초 르노 소형 해치백 '클리오'를 도입한다. 클리오는 애초 올해 하반기 판매가 예상됐으나, 물량 부족 등을 이유로 내년으로 출시 일정을 연기했다. 클리오 외에 르노 7인승 다목적차량(MPV) '에스파스' 국내 도입도 검토 중이다.

르노삼성차는 올해 물량 부족으로 제때 고객에게 출고하지 못한 트위지 물량도 늘릴 계획이다. 올해 트위지 계약분 1000대 중 10월까지 출고된 258대를 제외한 나머지 물량은 아직 고객에게 인도하지 못했다.

한국지엠은 미국에서 생산하는 중형 SUV '에퀴녹스'와 대형 SUV '트래버스' 국내 도입을 추진 중이다. 볼트 EV 물량도 올해 10배까지 늘려달라고 본사에 요청한 상태다. 올해 3월 선보인 볼트 EV는 사전계약과 동시에 400대가 완판될 만큼 큰 인기를 누렸으나, 물량 한정으로 '없어서 못 파는 차'가 됐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판매 규모가 적은 한국지엠이나 르노삼성차 입장에서 다양한 제품군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OEM 수입차 도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합리적인 가격 정책과 원활한 물량 확보가 OEM 수입 신차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