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업체가 개발한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SW) 진단 기기가 임상 시험에 착수, 국내 최초로 의료기기 허가를 앞뒀다.
업계에 따르면 뷰노, 루닛, 제이엘케이인스펙션 등 진단기기 업체는 X레이,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촬영(MRI) 결과와 조직 사진을 보고 각종 질병 검진기를 개발하는 임상 시험에 착수했다. 일부 업체는 개발을 완료, 허가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AI 진단 의료기기는 의사가 질병을 진단할 때 보조 수단으로 활용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0월 AI 바이오벤처 루닛이 개발한 '의료영상검출보조소프트웨어' 확증임상을 승인했다. 임상은 흉부 엑스레이로 확보한 이미지 영상으로 폐결절을 진단한다. 회사는 폐질환 감별 AI SW를 폐암, 폐렴, 기흉, 결핵 등 4대 폐질환을 찾아내는 용도로 개발했다. 이 SW는 의료기관이 확보한 폐 영상 이미지를 딥러닝을 통해 정확도를 높였고, 의사가 진단을 내릴 때 데이터를 제공하는 보조 역할로 쓴다. 회사에 따르면 현재 루닛 제품의 판독 정확도는 90%다. IBM의 AI SW '왓슨 포 온콜로지'가 유방암을 찾아내는 정확도와 비슷하다. 루닛 측은 “서울대병원 등과 임상을 완료하면 이르면 내년 허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제이엘케이인스펙션이 개발한 뇌경색 자기공명(MR) 영상 진단시스템 'JBS-01K'도 임상에 진입했다. 식약처는 의료영상진단 보조장치 SW(3등급) JBS-01K 임상시험계획서를 승인했다. JBS-01K는 AI 기반 뇌경색 MR 영상 진단 시스템이다. 회사가 만든 의료기기는 뇌경색 원인을 분류, 전문의 진단을 보조한다.
고려대안암병원이 개발한 뼈 나이 판독 프로그램이 확증임상을 승인받았다. 프로그램은 병원에 축적된 엑스레이 빅데이터를 활용, 환자와 비슷한 골 연령대 X레이 촬영 사진을 의사에게 제안한다. 의사는 성장판이 닫혔는지 여부를 판단한다. 이르면 내년에 허가를 받는다.
최근 식약처는 의료용 빅데이터와 AI 기술이 적용된 SW도 의료기기로 인정받는 가이드라인을 제작했다. 주요 국내 AI 진단기기 개발업체들이 임상 시험에 착수함에 따라 이르면 내년에 국내 최초로 AI 진단 의료기기가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장윤형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wh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