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체크할 관람 포인트, 국립오페라단 ‘봄봄∙동승’ 12월 16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

가장 아름다운 한국적 울림, 우리 문학과 오페라의 탁월한 만남, 박장대소와 애잔한 눈물을 동시에 품은 공연, 국립오페라단의 ‘봄봄∙동승’이 12월 16일(토) 오후 5시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달맞이극장 무대에 오른다.

한국적 부파 오페라의 효시 ‘봄봄’과 서정미를 간직한 한국적 리릭 오페라 ‘동승’은 대한민국 오페라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작품으로, 이번 공연은 정상급 제작진과 성악가가 한 자리에 모여 명품 창작오페라를 완성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국립오페라단 ‘봄봄’ 공연사진.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국립오페라단 ‘봄봄’ 공연사진.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 국립오페라단이 선사하는 웰메이드 오페라 ‘봄봄∙동승’, 지역에서 초연하는 신선한 작품

국립오페라단(예술감독 직무대리 최선식)이 명품 창작오페라를 선보인다. 한국 근대 문학의 한 획을 그은 두 소설을 원작으로 작곡된 오페라 ‘봄봄∙동승’을 12월 16일(토) 오후 5시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달맞이극장 무대에 오른다.

우리 문화와 정서를 품은 창작오페라를 꾸준히 발굴해온 국립오페라단은 2017년 신작 창작오페라로 근대 소설가 중 가장 해학적인 작가로 손꼽히는 김유정의 대표작 ‘봄봄’과 근대 희곡 사상 가장 탁월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 함세덕의 ‘동승’을 오페라로 재탄생시킨 이건용 작곡의 ‘봄봄∙동승’을 한 무대에서 펼쳐낸다.

국립오페라단 ‘봄봄’ 공연사진.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국립오페라단 ‘봄봄’ 공연사진.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주옥같은 우리 문학과 서정적인 오페라 선율, 그리고 한 폭의 수묵화를 보는 듯한 한국적 미장센의 탁월한 만남은 한국문학과 오페라의 결합, 그 무궁한 가능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또한 이번 ‘봄봄∙동승’은 지난해 새롭게 선보인 ‘코지판투테’, 2017년 ‘신데렐라’ 등과 같이 국립오페라단 지역순회 오페라의 일환으로 새롭게 제작된 작품이다.

특히 서울의 대극장 무대가 아닌 평소 오페라를 접하기 어려운 중소도시의 극장에서도 국립오페라단이 제작한 양질의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서울 초연 후 지역에서 공연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중형규모의 극장을 염두에 두고 제작하여 지역에서 초연한다는 부분도 주목할 만하다.

국립오페라단 ‘봄봄’ 공연사진.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국립오페라단 ‘봄봄’ 공연사진.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 박장대소와 애잔한 눈물을 동시에 품은 아름다운 무대 ‘봄봄’

이번 공연은 한국적 해학 특유의 언어적 휘발성, 순간적 임팩트가 살아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봄봄’은 한국적 부파 오페라의 효시이다. 2001년 국립극장에서 국내 초연된 이후 지난 16년 동안 한국 창작 오페라 가운데 가장 자주 무대에 오르는 작품이다.

총 12개의 장면, 50여 분의 연주시간을 가진 짧은 단막 오페라로 코믹한 스토리 전개에 한국적 해학 특유의 언어적 휘발성과 순간적인 임팩트가 살아있어 새롭게 재창조된 한국적 오페라 부파의 출발점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가난한 농촌을 배경으로 장인과 데릴사위 사이의 갈등, 시골 남녀의 순박한 사랑을 해학적으로 풀어낸 원작을 오페라로 작곡하는 과정에서 주인공들에게 새로운 이름과 캐릭터를 부여하여 원작과 차별화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특히 데릴사위 길보와 오영감의 희극적 실랑이 장면은 오페라 선율과 절묘하게 어우러져 유쾌한 재미를 선사한다. 네 명의 성악가와 소편성 오케스트라의 소규모로 공연되었던 본래의 무대와는 달리 이번 국립오페라단의 공연에서는 현악과 관악, 타악이 어우러진 확대편성의 오케스트라가 합류하여 더욱 다채롭고 풍윤하며 화려한 음향이 돋보이는 오페라 부파 ‘봄봄’을 만날 수 있다.

국립오페라단 ‘봄봄’ 무대 스케치.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국립오페라단 ‘봄봄’ 무대 스케치.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 서정미를 간직한 한국적 리릭 오페라, 불교적 정서의 침잠하는 아름다움 ‘동승’ 개작초연

오페라 ‘동승’은 함세덕의 동명희곡을 바탕으로 작곡된 단막 작품으로 비구니의 사생아로 태어나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속세와 단절된 삶을 사는 어린 승려의 이야기를 다룬다.

가슴 아픈 동자승의 이야기 이면에 삶에 내재된 인간의 근원적인 고독과 비애를 종교적인 감성으로 담아낸 원작을 작곡가 이건용이 직접 오페라를 위한 리브레토로 각색하고 서정적인 멜로디를 붙여 아름다움으로 충만한 한국적 리릭 오페라로 재탄생시켰다. 초연 이후 13년 만에 다시금 무대에 오르는 이번 국립오페라단 ‘동승’을 통해 새롭게 개작한 ‘동승’을 선보인다.

국립오페라단 ‘동승’ 무대 스케치.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국립오페라단 ‘동승’ 무대 스케치.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 정상급 제작진과 성악가가 한 자리에, 명품 창작오페라를 완성한다!

동서양의 음악적 경계를 넘어 독창적 음악세계를 구축한 작곡가 이건용, 실력파 지휘자 윤호근과 차세대 오페라 연출가 표현진의 새로운 도전을 이번 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

전통 음악과 서양 음악의 경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음악적 창작 어법으로 폭넓은 음악 세계를 구축해온 작곡가 이건용의 오페라 ‘봄봄∙동승’의 새로운 탄생을 위해 국립오페라단이 한국 오페라 무대의 정상급 제작진과 성악가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이번 작품의 지휘는 명장 다니엘 바렌보임에 의해 발탁되어 동양인 최초로 베를린 국립극장에서 ‘트리스탄과 이졸데’, ‘라인의 황금’, ‘발퀴레’의 부지휘자로 활동하고 프랑크푸르트 오페라극장 전속 음악코치로 재직하며 다양한 음악활동을 해온 실력파 지휘자 윤호근이 맡는다.

깊이 있는 해석의 지휘와 함께 연출은 차세대 오페라 연출가 표현진이 합류한다. 다년간 국립오페라단 연습감독으로 재직해온 그는 국립오페라단 ‘피가로의 결혼’, ‘지프리트의 검’, ‘돈카를로’, ‘로비오와 줄리엣’, ‘라트라비아타’ 등 다양한 작품의 연출 협력연출을 맡아 탄탄한 실력을 쌓아왔다.

특히 2015년 리신차오 지휘의 부산문화회관 기획오페라 ‘마술피리’를 통해 모차르트에 대한 탁월한 음악적 해석이 돋보이는 연출을 선보여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번 ‘봄봄∙동승’ 무대에서는 두 작품의 공통된 주제인 ‘인연’에 초점을 두어 잔잔한 웃음과 깊은 애환으로 다양한 인연의 끈을 풀어내며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연출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립오페라단 ‘봄봄’ 공연사진.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국립오페라단 ‘봄봄’ 공연사진.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 한 폭의 수묵화, 그 위에 펼쳐지는 봄과 겨울의 아름다운 이야기

이번 공연은 최고의 제작진이 펼쳐내는 한국적 미장센의 완성이라고 볼 수 있다. ‘봄봄∙동승’ 무대에 아름다운 미장센을 입힐 크리에이티브팀으로는 무대디자이너 김현정, 의상디자이너 이수원, 영상디자이너 장수호, 조명디자이너 송영견, 분장디자이너 김성혜가 합류한다.

최근 오페라 ‘열여섯 번의 안녕’, 창극 ‘적벽가’를 통해 심오한 상징과 은유로 가득한 무대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던 무대디자이너 김현정은 ‘봄봄’과 ‘동승’의 무대를 각각 봄과 겨울의 아름다운 정취를 담은 한 폭의 수묵화로 표현한다.

넓은 한지에 먹 번짐의 효과로 은은한 한국적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봄봄’ 무대에는 사랑하는 연인을 상징하는 연리지 나무가 엉켜있는 수묵채색화를, ‘동승’ 무대에는 눈 덮인 산사에 모자간의 사랑을 상징하는 앙상한 가지의 크고 작은 겨울나무가 서로에게 손을 뻗은 듯 색채감 없는 수묵화를 펼쳐내 한국적 미장센을 완성한다.

국립오페라단 ‘봄봄·동승’ 포스터.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국립오페라단 ‘봄봄·동승’ 포스터. 사진=국립오페라단 제공

◇ 명품 오페라 무대의 시작과 끝은 명품 보이스

다채로운 음악적 색깔로 최고의 무대를 선사할 정상급 성악가들의 열연 또한 기대된다. ‘봄봄’의 익살스러운 오영감 역은 오페라 부파 전문가수로 활약하고 있는 베이스바리톤 박상욱, 오영감의 딸 순이를 얻기 위해 우직하게 일하는 투덜이 길보 역은 차세대 주역 테너 김승직, 사랑스러운 순이 역은 소프라노 정혜욱, 안성댁 역은 메조소프라노 김향은이 맡는다.

‘동승’의 주지 역은 베이스 전태현, 도념 역은 소프라노 구은경, 정심 역은 테너 정제윤, 초부 역은 바리톤 이혁, 미망인 역은 소프라노 정주희, 친정모 역은 메조소프라노 김향은이 열연한다. 또한 보이소프라노 박정민과 베이스 김요한, 국립오페라단 성악콩쿠르를 통해 발탁된 바리톤 정민성, 박성환 등 젊은 성악가들이 ‘동승’의 시작과 묵직한 피날레를 장식한다. 서로 다른 두 작품에 다채로운 음악적 색깔을 더해 명품 오페라 무대를 완성할 정상급 성악가들의 열연이 기대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