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가 자동차 정비 사업에 진출한다. 타이어 제조, 판매 중심 사업 구조에 정비 부분을 강화해 종합 자동차 서비스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최고급 수입차 전문 정비업체 '에스모터스'를 인수한데 이어 정비 전문 자회사 'HK오토모티브'까지 설립했다. 또 타이어 판매망 '티스테이션(T-station)' 경정비 서비스도 강화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경정비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티스테이션 가맹 구조를 개편하고 있다. 본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티스테이션 직영점을 늘려 정비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또 신규 가맹점을 모집할 때도 경정비 시설을 갖춘 곳을 우선적으로 선택한다.
티스테이션 전국 매장은 2014년 554개, 2015년 569개, 2016년 568개로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반면 한국타이어 직영 매장은 2014년 7개에서 2015년 13개, 2016년 14개로 매년 확대하고 있다. 반면 가맹 계약 점포는 2015년 554개로 최대 규모를 기록한 이후 매년 소폭 감소하고 있다.
현재 티스테이션은 3급 정비소 수준 경정비 서비스 '스마트 케어'를 제공한다. 스마트 케어는 정비 전문가가 휠얼라이먼트 등 기존 타이어 관련 서비스 외에 엔진오일·브레이크패드 교환 등 경정비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티스테이션은 연간 7000억원가량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중 경정비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10%에서 지난해 20% 수준까지 확장했다.
3급 자동차 정비 사업소는 작업장 면적이 50㎡(약 15평) 이상 크기를 갖춰야 한다. 수리 가능 범위는 판금, 도색, 전조등교환, 엔진보링, 차동장치교환을 제외한 정비, 수리 점검, 부품교체를 제외한 작업만 가능하다. 승용차, 소형 이하 승합차, 화물차 등의 정비, 부품 교체, 점검, 수리 등이 가능하다. 한국타이어는 직영점 위주로 서비스하고 있는 스마트케어를 순차적으로 전국 가맹점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타이어는 HK오토모티브라는 별도 법인을 통해 수입차 정비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HK오토모티브는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지난 2월 100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100% 자회사로, 지난 3월 수입차 정비업체 '플라잉 모터스'를 인수했다. 또 지난 7월에는 한국타이어 자회사 'HK모터즈'도 인수했다. HK모터즈는 지난해 7월 한국타이어가 9억9000만원을 출자해 설립한 법인으로 페라리, 벤틀리 등 최고급 수입차 정비 사업체 '에스모터스'를 인수한 바 있다.
다만 정비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시차를 두고 진행할 방침이다. 자동차 정비 사업은 2013년 6월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됐고 지난해 6월 1차 연장돼 2019년 5월 말까지 유지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 대기업은 △공공시장 입찰 참여 금지 △가맹점 수 동결 등으로 사업에 신규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타이어업체는 가맹점 확장시 신규 가맹점에 대해서는 일반정비를 수행하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징구해야 한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타이어 제조, 판매 뿐만 아니라 유통망을 강화하고 자동차 정비 부분도 강화해 종합 자동차 서비스 사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다만 현재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있고 '카포스(Carpos)'와 같은 중소 정비업체들 반발이 클 수 있기 때문에 사업 확장에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