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연구개발(R&D) 투자가 제조 분야에 편중돼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삼성전자의 투자가 많은 부분을 차지, 전체 투자액이 큰 것 같은 착시 효과도 빚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센터장 이상홍)는 전 세계 R&D 투자 상위 1000대 기업을 분석한 '글로벌 ICT R&D 1000대 기업 스코어보드'를 발간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자료는 국가 R&D 투자의 71%에 해당하는 기업 분야를 살펴 우리나라의 ICT 경쟁력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ICT R&D 투자 규모는 세계 4위 수준이지만 제조 분야의 편중이 심각하다. 2011년 95%이던 ICT 제조 분야 비중이 지난해 기준 97%로 늘어났다.
이는 미국, 중국의 소프트웨어(SW) 및 정보기술(IT) 서비스 분야 비중 증가와 다른 양상이다. 미국의 SW 및 IT 서비스 분야 비중은 2011년 43%에서 지난해 50%로 늘어났다. 중국은 19%에서 29%로 급증했다.
우리나라 기업 투자액의 상당 부분이 삼성전자의 것이었다. 총 221억7000만달러인 기업 투자액 가운데 127억달러(57.3%)가 삼성전자의 투자액이었다. 이를 제외하면 대만(151억달러)보다 적은 94억7000만달러로 급감한다.
전 세계 ICT R&D 1000대 기업의 투자액은 지난해 3026억달러였다. 전년도 2931억7000만달러에 비해 약 3.2% 증가했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미국이다. 미국은 1000대 기업 가운데 362개 기업을 보유했다. 총 투자액은 1487억달러다. 증가세가 두드러진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은 2011~2016년 투자액이 66%, 기업 수는 102% 각각 증가했다.
100대 기업 가운데 톱 10 기업에는 삼성전자가 유일한 우리나라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2012~2014년 1위를 지켰지만 구글과 인텔에 2년 연속 자리를 내주며 지난해 3위가 됐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