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물리시스템(CPS)은 사이버와 현실 세계를 통합해 컴퓨팅·통신·센서·제어 기술을 교통 수단, 사회 기반 시설, 생산 공정 등과 연계한 시스템이다. 사물인터넷(IoT)과 비교하면 자체 판단 능력과 제어 기술을 더했다. 스마트 홈, 스마트 자동차, 스마트 시티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구현에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CPS를 차세대 핵심 기술로 인식해 항공우주·자동차·에너지·의료·제조 등 다양한 분야의 인간-사물, 사물-사물 상호작용에 활용하기 위한 방법론을 개발하고 있다.
DGIST에서는 CPS글로벌센터와 고신뢰CPS연구센터가 관련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은용순 정보통신융합전공 교수가 핵심 인물이다.
CPS센터는 미국 CPS 연구 선도 대학과의 공동 연구로 치매 환자 행동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3D 골격 데이터 기반 시스템과 천식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했다.
CPS 기반 지능형 교통시스템 테스트베드도 구축했다. 이곳에서는 자율주행차와 운전자·보행자·일반차량 등이 공존하는 다양한 교통 환경의 상호 작용을 연구, 현실에 적용하기 위한 시뮬레이션을 진행한다.
외부 공격이나 급작스러운 고장은 CPS에도 불편과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고신뢰센터에서는 이런 상황에 대응하는 실시간 자율 복원 기술과 융합 보안 기술을 개발했다.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도 활발하다. 복잡한 금융 데이터를 분석해 투자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데이터베이스, 데이터마이닝, 수리통계학, 인공지능(AI), 기계학습과 같은 기술을 융합해야 한다.
김민수 정보통신융합전공 교수 연구팀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PCI-E SSD'를 장착한 PC로 대규모 그래프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지스트림(GStream)' 기술을 개발했다.
미국 카네기멜론대 그래프랩은 PC 30대를 네트워크로 연결한 슈퍼컴퓨터로 최대 320억개의 간선으로 구성된 그래프 데이터를 분석하는데 1400초가 걸린다. 반면에 지스트림은 PC 1대로 같은 규모의 데이터를 500초 만에 분석했다. 2560억개 간선 규모를 분석할 수 있어 속도와 규모 면에서 탁월하다. 빅데이터를 PC 1대로 처리할 수 있는 원천 기술로 정보기술(IT) 서비스 비용 절감, 트래픽 데이터 분석, 챗봇 엔진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데이터 사이언스 기반의 바이오의료 분야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유전자 진단 기술은 혈액과 같은 샘플에서 특정 목표 유전자만 골라 목표 유전자의 존재 유무를 파악하는 'PCR' 방식이다. 이때 목표 유전자만 증폭시키는 '프라이머(Primer)'는 짧은 염기서열 설계 기술의 핵심이다.
김 교수 연구팀은 주어진 유전체 데이터베이스(DB)에 존재하는 모든 상관관계를 분석, 목표 유전자에 대한 프라이머를 정확하게 설계하는 'MR프라이머(MRPrimer)' 기술을 개발했다. 'MR프라이머'는 생물 정보 데이터에서 성능이 가장 우수한 바이오마커를 찾아낼 수 있는 원천 기술이다. 현재 국내 분자 진단 기업 씨젠과 분자 진단 상용화를 위해 협업하고 있다.
데이터 사이언스 기반의 의료용 AI도 개발하고 있다. 지난 6월 서울대병원과 한국형 의료 AI 개발을 위해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앞으로 빅데이터 처리 기술, AI, 기계학습 기술을 의료현장에 접목시킬 계획이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