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 벤처창업 진흥유공 시상식 최고 수훈인 은탑 산업훈장의 영예를 안은 테스(대표 주숭일)는 반도체 제조장비 벤처다. 국내 최초이자 유일하게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하드마스크(Hard Mask) 증착용 비정질 탄소 박막(ACL) 플라즈마 화학증착(PECVD) 장비를 국산화했다.
이 장비는 웨이퍼 표면에 플라즈마를 이용, 탄화수소 화합물인 ACL을 증착해 하드마스크로 형성하는 반도체 전공정 장비다. DRAM 메모리와 플래시 메모리를 제조하는 데 필수다. 반도체 공정 미세화로 필요해졌다.

테스가 국산화하기 전에는 전량 수입에 의존할 정도로 장비 개발이 까다롭다. 국산화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전 세계적으로도 상용화에 성공한 기업은 세 군데에 불과할 정도다. 2010년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해당 장비를 세계 일류 상품에 선정키도 했다. 반도체 장비 분야 국제 인증인 SEMI도 9개나 갖고 있다.
덕분에 수출 비중도 높다. 최근 5년 매출 중 평균 33.9%가 수출이다. 국가 산업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2014년 제51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5000만불 수출의 탑'도 받았다.
테스 장비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데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주효했다.
테스는 3D 낸드 플래시 메모리에 매달렸다. 판매를 시작한 2013년 하반기부터 2016년까지 3D 낸드 플래시 메모리 제조용 PECVD ACL 장비 누적 매출액은 약 2370억원에 달했다. 수입대체 효과 1379억원, 수출 실적 991억원을 기록했다.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다.
이 장비는 산화막과 질화막이 수직으로 24단 이상 적층된 3차원 구조에서 내식각성이 우수하고 제거는 쉬운 하드마스크를 구현할 수 있다. 하드마스크 두께도 줄일 수 있어 생산성 향상도 가능하다.
테스는 이를 위해 최근 5년 간 매출액의 13.1%를 연구개발에 쏟아 부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반도체 장비 관련 국내 등록 특허만 263건, 해외 등록 특허 30건을 보유하게 됐다. 투자가 성과로 이어진 셈이다. 2010년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우수제조기술연구센터로 지정받기도 했다.
테스는 이외에도 2010년 건식식각 세정 장비 국내 최초 상용화를 비롯해 건식 식각과 습식 식각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세정 장비를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 이어 매엽식 저압화학기상증착(LPCVD) 장비도 세계에서 2번째로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테스는 이에 힘입어 지난 2분기에는 매출 1059억원으로 분기 매출 1000억원을 첫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307억원, 순이익은 215억원을 달성했다. 전 분기 대비 매출은 66%, 영업이익은 95.2% 증가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03%, 영업이익은 400.2% 늘었다.
유창선 성장기업부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