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1.50%로 인상했지만 금융 시장은 예견된 상황이라며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미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이 상당 부분 시장에 이미 방영됐다고 판단했다. 장기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단기 금리 인상 기대감은 일단락됐다.
한은이 전반에 걸친 통화정책 완화 기조에서도 신중한 태도를 보인 만큼 추가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을 것으로 진단됐다.
통화 정책 방향 전문에서 세계 경제 회복세, 국내 경제 수출 증가세 등을 낙관했지만 둔화된 고용 상황 등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시장의 관심은 앞으로 공개될 금융통화위원회의 소수의견에 쏠려 있다.
채권 시장에서도 금리 인상 영향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됐다. 기준금리 인상이 이미 채권금리와 은행 대출금리 등에 반영돼 상승했다는 진단도 나왔다.
김상훈 KB투자증권 채권 수석연구위원은 “가계부채 대책 효과가 나타나는 1분기 시장 상황을 확인하고 2분기에 추가 인상 검토 가능성이 있지만 신임 한은 총재 효과가 있어 상반기 실물 경제 상황을 봐 가며 3분기에나 추가 인상 검토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단기로는 채권 시장이 선 반영된 효과 때문에 금리 하락 가능성이 있지만 반락 후 상반기까지 서서히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원-달러 환율도 추가 급락할 단기 변동 가능성은 낮게 전망됐다.
변준호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단기성 추가 급락보다는 숨고르기 내지 기술 반등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 우려가 단기에 부각될 가능성은 옅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증시는 기준금리 인상보다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 하락 영향을 더 크게 받았다. 이날 오전 기준금리 인상 소식이 전해진 코스피는 정보기술(IT) 대형주의 하락으로 한때 장중 2500선 아래까지 내려갔다.
최근 코스피는 횡보 상황이다. 29일에는 북한이 동해상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소폭 하락하기도 했다. 전일에도 기관이 대형주 중심으로 2000억원 상당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이 6거래일 연속 순매도, 증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김명희 경제금융증권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