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전기연구원(KERI)이 개발한 '열처리 공정용 마이크로파 유도 가열'은 금속을 비롯한 전도성 박막 소재를 순간 고온 열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다.
전자레인지에 쓰이는 마이크로파를 고효율 첨단 열처리 공정에 응용한 마이크로파 대역 유도 가열 기술로 두께 1㎛(마이크로미터, 1㎜의 1000분의 1) 이하 전도성 나노박막을 1초 이내에 섭씨 1000도 이상으로 가열한다.
기존의 유도 가열은 수십킬로헤르츠(㎑) 주파수로 자기장을 만들어 금속 소재를 가열하는 방식이다. 1㎛ 이하 나노박막은 자기장이 100% 투과되기 때문에 1㎜ 이상의 두꺼운 소재에만 적용할 수 있었다.
전도성 박막은 액정표시장치(LCD)·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디스플레이나 태양전지·메모리 등 반도체 소자의 성능을 좌우하는 중요한 소재다.
그로나 기존의 유도 가열 방식으로 전도성 박막을 열처리하면 박막 끝부분에 전자기장이 집중돼 방전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 소재가 손상된다.

KERI는 전자레인지용 2.45기가헤르츠(㎓) 마이크로파를 유도 가열 기술에 접목, 이 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높은 유전 상수를 나타내는 유전체로 마이크로파 공진기를 구성, 필요한 자기장 패턴을 만들어 냈다. 전도성 박막 기판을 공진기 위에 올리면 가열할 수 있고, 넓은 기판도 가열 위치를 옮겨 가며 스캐닝하는 형태로 처리할 수 있다.
이 기술로 열처리한 금속 박막의 전도도는 약 30% 향상된다. 열처리 공정 속도는 대폭 높아지고, 기존 방식으로는 어려운 고온 열처리 공정이 가능해져서 새로운 소재에도 적용할 수 있다.
김대호 KERI 선임연구원은 “열처리에 투입되는 전기에너지의 열에너지 전환 효율이 70%에 이를 정도로 뛰어나다”면서 “고온이 필요한 나노미터(㎚) 수준의 박막만 선택 가열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전체 공정 에너지 효율도 크게 높일 수 있어 상용화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