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이 되면 전기자동차가 내연기관차와 가격 경쟁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 번 충전으로 주행 가능한 거리를 300~500km 수준으로 올리고 충전 인프라를 갖추는 것 외에도 배터리 가격이 지속적으로 인하돼야 한다는 것이 전제조건이다.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는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에너지 미래 서밋에서 전기자동차가 내연기관차와 경쟁하려면 배터리 가격이 절반 이상 낮아져야하며, 리튬이온 배터리 가격이 팩 기준으로 kWh(킬로와트시) 당 약 100달러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2026년 이 같은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BNEF에 따르면 전기차용 배터리 팩 가격은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약 74% 하락했다. 현재 화석 연료로 구동되는 자동차의 평균 비용은 현재 약 2만8000달러다. 2030년이 되면 이 비용이 약 3만달러로 상승할 것으로 BNEF는 예상했다. 전기차가 이를 대체할 만큼 싸지기 위해서 향후 9년 동안 배터리 비용이 67% 더 하락해야 한다.

배터리 가격이 낮아지면서 현재 전기차 원가에서 약 절반 수준을 차지하는 배터리 비중도 2030년에는 18%까지 낮아질 전망이다.
BNEF는 2040년까지 글로벌 시장에 전기차 5억3000만대가 보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체 자동차 판매량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5년 8%, 2030년에는 24%, 2040년에는 54%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충전 인프라 부족과 전기차 지원 정책 변화, 리튬이온 배터리 가격 하락 속도가 늦어질 경우 이같은 전망이 부정적으로 바뀔 수 있다.
앞서 미국 에너지부(DOE)는 2022년 배터리팩 기준 가격 목표로 kWh당 125달러를 제시했다. 배터리 업체도 대부분 이와 비슷한 수준의 목표를 잡고 움직이고 있다.
배터리 업계관계자는 “자동차 업계가 지속적으로 배터리 가격 가격 인하를 요구하면서 배터리 업체는 생산 효율을 높이고 신소재를 개발하는 동시에 가동율을 높여서 비용을 낮추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면서 “다만 배터리는 다른 전자 제품과 달리 원재료인 금속 가격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목표에 맞춰 생산량을 늘리고 가격을 내리는 게 불가능한 만큼 원재료 가격 추이를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