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왓슨, 의사와 의견일치율 향상…길병원 "인공지능 다학제 수가 적용해야"

인공지능 왓슨, 의사와 의견일치율 향상…길병원 "인공지능 다학제 수가 적용해야"

암 진단용 인공지능 IBM 왓슨(Watson)과 의료진의 의견일치율이 과거에 비해 7% 상승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길병원은 왓슨 다학제 진료 확대를 위해 '인공지능 다학제 수가' 적용을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길병원은 인공지능 암센터 운영 결과, 올해 대장암(결장암) 환자 118명을 대상으로 한 의료진과 왓슨 '강력 추천' 분야 의견일치율이 55.9%로 과거 후향적 연구 48.9%에 비해 7% 높아졌다고 5일 밝혔다.

길병원 암센터는 지난해 12월 국내 최초 IBM사 왓슨을 임상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왓슨은 환자 데이터를 입력하면 과거 임상 사례를 비롯 의료기관 자체 제작 문헌 290종 의학저널, 200종 교과서, 1200만쪽에 달하는 전문자료를 바탕으로 '강력 추천', '추천', '비추천'으로 나눠서 해당하는 치료법을 제시한다. 이중 강력 추천과 추천이 실제 환자에게 권장된다.

길병원 암센터는 왓슨 다학제 진료 시, 최대 6명 전문의 의견과 우리나라 의료적 특수성, 환자 사회 경제적 상황 등을 고려해 치료법을 결정한다. 대장암 환자 118명 대상으로 한 의료진과 왓슨 '강력 추천' 분야 의견 일치율이 55.9%로 과거 이뤄진 후향적 연구에 비해 7% 높아졌다. 의견 일치 분야를 '추천'으로 설정하고 확대하면 대장암 환자 의료진과 왓슨 의견일치율은 78.8%다.

암종별 의견일치율은 차이가 있었다. 의료진과 왓슨의 강력 추천, 추천을 포함한 의견일치율은 대장암 분야가 78.8%로 가장 높았다. 대장암 중 직장암 분야가 77.8%, 위암이 72.7% 일치율을 보이며 높았다. 백정흠 교수는 “과거에 비해 강력추천 의견 일치율이 상승했다는 것은 의료진들이 왓슨 의견에 동조했다는 점을 의미한다”며 “전문가 집단을 중심으로 인공지능 시스템 신뢰도가 높아졌다는 것은 우리 사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길병원은 왓슨을 활용한 다학제 진료 수가 반영을 주문한다. 최근 식약처는 의료용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소프트웨어도 의료기기로 인정받는 길을 열었다. 의사 병원 진단 보조로 활용되는 IBM 왓슨은 의료기기로 분류되지 않았다. 왓슨 등 컴퓨터가 기술발전을 이뤄 의사 진단 역할까지 한다면 의료기기 분류 가능성도 있다. 이언 길병원 인공지능병원추진단장은 “정부에 '인공지능 다학제 수가' 항목을 만들어달라고 요청, 수가 반영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한편 인공지능 헬스케어 시스템은 부산대병원, 건양대병원, 계명대 동산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조선대병원, 전남대병원 등 7개 병원에 확대 도입됐다. 이들 병원은 ICON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장윤형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wh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