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용 원자로 '하나로', 가동 중단 3년 5개월만에 다시 불 지펴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하재주)의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HANARO)'가 가동 중단 3년 5개월 만에 다시 재가동의 불을 지폈다.

원자력연은 5일 오전 8시부로 국내에서 유일한 연구로인 하나로를 재가동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번 재가동은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심의 완료를 통해 이뤄졌다. 원안위는 지난달 30일 제75회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열고, '하나로 원자로건물 내진보강 검사 결과에 따른 재가동 심의안'을 심의, 의결했다.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의 내부 모습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의 내부 모습

원안위는 당시 내진보강 규제심사, 현장검사, 시설성능 및 운영능력 분야 정기검사를 거쳐 안전성을 확인한 결과, 원자력안전법에 따른 안전 개선 요구 사항을 적절하게 완료해 안전 운영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후 지난 4일 원자력연과 원자력안전기술원(KINS)가 정기검사 결과에 대한 논의를 거쳐 재가동을 결정했다.

하나로는 원자력연이 설계·건조한 열 출력 30㎿급 다목적 연구로다. 방사성동위원소 생산, 중성자 이용 지원 등에 활용된다.

2014년 7월 운영이 중지됐다. 원안위가 일부 외벽(저체 면적의 4.8%)의 원자력안전법 내진 기준 미달을 이유로 보강을 요구하면서 가동이 제한됐다. 내진기준은 리히터규모 6.5로, 해당 외벽의 측정치는 6.4였다.

원자력연은 2015년 4월부터 내진 보강공사에 나서 지난 4월 30일 보강 공사를 모두 마쳤지만 대전시와 시민단체의 추가 안전검증 요구로 재가동이 지연됐다.

외벽 공사를 모두 마친 하나로의 외부 모습
외벽 공사를 모두 마친 하나로의 외부 모습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원자력연은 하나로 재가동을 계기로 방사성동위원소 공급, 중성자 이용 등 기초연구와 산업 활동 지원을 재개한다.

하나로는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들어진 세계 10위권의 고성능연구로다. 국내에서 하나뿐인 중성자과학, 방사화 분석, 핵기술 등 첨단 분야 연구 공간이다. 방사성동위원소와 규소반도체 소재를 생산할 수 있어 산업적인 활용도도 높다. 특히 하나로에서 생산되는 방사성 동위원소 '요오드-131'은 감상생암 진단 및 치료에도 활용된다. 국내에서 생산, 공급하면 수요를 충족하고 의료 복지에도 기여할 수 있다.

원자력연은 앞으로 하나로를 이용해 각종 기초연구, 산업체 수요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지속적인 안전성 강화를 실시해 국민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재주 원장은 “앞으로도 하나로를 비롯한 원자력 시설 및 연구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면서 “지역 주민의 신뢰 속에 하나로가 안전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