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유통 데이터 통합 시스템 구축에 나선 것은 온라인·모바일 채널 경쟁력 강화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함이다. 계열사 별로 산재한 상품 데이터를 일원화, 어느 유통 채널에서나 원하는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롯데는 지난해 향후 5년 내 유통을 포함한 모든 그룹사에 AI 기반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로드맵을 공개했다. 새해에 이 같은 경영 방향을 현실화하기 위해 유통 사업 부분에서 빅데이터 기반 개인 맞춤형 쇼핑과 인공지능(AI) 기반 쇼핑 서비스에 주력할 계획이다. 백화점, 홈쇼핑, 대형마트 등 모든 유통 채널에서 수집한 방대한 데이터로 AI 기반 서비스를 고도화하면서 개인화 마케팅 전략까지 수립한다.
온라인 쇼핑 관계자는 “특정 고객이 서로 다른 '롯데' 채널에서 보인 소비 행태를 종합 분석하면 한층 정확하고 능동적인 쇼핑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 “쇼핑 데이터 통합은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첫 단계”라고 설명했다.
유통업계는 롯데가 '원(One) 롯데'를 형성하면서 상품 소싱(대외구매) 부문에서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동안 서로 다른 상품 관리 시스템을 운용하는 각 계열사는 동일한 제품이라도 각각 구매해야 했다.
예를 들어 백화점, 홈쇼핑, 롯데닷컴이 최근 유행하는 '롱패딩'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각각 내부 구매 조직에서 제품을 확보해야 했다. 통합 시스템이 가동되면 모든 유통 계열사가 동시에 특정 제품을 조달할 수 있다. 한꺼번에 많은 물량을 구매하면서 판매자에게 단가 인하를 비롯한 유리한 조건을 제시할 수 있게 된다. 국내 최대 규모 유통 네트워크를 내세우면서 제품 소싱 협상력을 최대로 올리는 셈이다.
실제로 롯데는 지난 8월 주요 유통 계열사 상품 구매 절차를 통합하는 공동구매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롯데백화점, 롯데홈쇼핑, 롯데마트, 롯데하이마트, 세븐일레븐, 헬스·뷰티 전문점 롭스(LOHBS), 롯데닷컴 등이 참여한다. 상품 데이터 통합 시스템 구축에 착수하면서 본격적 준비에 나섰다.
향후 통합 온라인 쇼핑몰을 구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일이 계열사 쇼핑몰 이름을 검색해야 하는 현행 보다 고객 접근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닷컴은 최근 자사 사이트에 롯데백화점과 롯데홈쇼핑을 '탭' 형태로 연동했다. 고객이 클릭 한 번으로 간편하게 다른 계열사로 이동할 수 있다. 향후 롯데닷컴 고객들의 탭 이용 행태 분석 결과에 따라 통합몰 구축에 나설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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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