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주요 그룹 총수를 포함한 역대 최대 규모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13일 3박 4일 일정 중국 순방길에 오른다.
순방 기간 양국이 경제관계 회복 단계를 어느 수준으로 끌어올릴 지가 관심사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변수가 양국 회담 테이블의 모습을 결정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첫 중국 국빈방문을 하루 앞둔 12일 공식 일정을 잡지 않은 채 방중 준비에 몰두했다. 지난 10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개막식에서 읽은 연설문까지 정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의 국정 운영 철학과 향후 비전 등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전날 중국 CCTV와의 인터뷰에서 '처음 만나면 생소하지만 두 번 만나면 친숙해지고 세 번 만나면 오랜 친구가 된다'는 중국 속담을 인용해 방중 기간 시 주석과 친밀도를 높이길 기대했다.
두 정상은 14일 정상회담을 갖는다. 10·31 사드 합의와 뒤이은 베트남에서의 정상회담 결과물을 토대로 정치·경제·사회·문화·인적교류 등 전 분야의 관계 정상화를 시도한다.

문 대통령은 지난 회담에서 한국산 전기차 배터리 문제에 관심을 보여줄 것을 중국에 요청했다. 비공개적으로 중국 게임업계 판호 재개도 요청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전달받을지 주목된다.
양국이 사드 이견으로 공동성명을 내놓지 않기로 한 것은 우려된다. 시 주석이 정상회담에서 사드 문제를 재차 거론할 것으로 점쳐진다. 사드 이슈는 양국 간 경제협력 관련 '선물보따리'를 주고받는데 걸림돌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우리 정부도 국내 기업의 중국 공장건설에 대해 투자 승인 등 다양한 협상 카드는 준비해 간다”면서도 “상황에 따라 카드는 쓸 수도 있고, 못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국빈방문에는 경제인이 대거 동행한다. 대기업 45개사와 중견기업 29개사, 중소기업 160여개사, 기관·단체 40여개사 등 260여개 기업, 500여명이 참여한다. 역대 순방 사상 최대 규모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구자열 LS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등의 재벌 총수가 경제사절단에 포함됐다. 윤부근 삼성전자 CR담당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손경식 CJ 회장도 참가한다.
대한상의측은 “중소기업의 참여가 크게 확대됐고, 비즈니스포럼, 무역관련 행사 등이 열리면서 참가 기업들이 참여하게 됐다”며 “다양한 실질적인 협력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