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2일 내놓은 일자리 창출 방안의 핵심은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이다. '혁신성장을 선도하는 과학기술·ICT 기반 일자리' 비전 아래 ICT 분야에만 20만 개 일자리 수요를 예상했다. 과학·ICT 분야 일자리를 창출하는 동시에, 최신 기술을 활용해 건설 등 타 산업분야로 일자리 온기를 확산시키는 것이 목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2일 제4차 일자리위원회 회의에서 제시한 일자리 전략은 △일자리 창출 인프라 조성 △과학기술 기반 일자리 창출 △ICT 기반 일자리 창출 △일자리 질과 기회 제고 4대 전략과 14대 과제다.
ICT 분야에서 2020년까지 20만 명 이상의 신규 인재 수요가 있다는 게 과기정통부의 전망이다. 이에 대비해 내년 미래 직업 예측 모델을 제시한다. 새로운 직업 별 보유 역량, 필요 역량 간 격차를 파악한 후 교육과정 개편, 직업 훈련 대책을 마련한다.
지능정보특성화대학원을 신설하고 소프트웨어(SW) 중심대학은 기존 20개에서 2019년까지 30개로 늘린다. 대학ICT연구센터(ITRC) 개편·확대도 추진, 2022년까지 지능정보 분야 최고급 전문인력 6000명을 양성한다. SW 전문·융합인재는 같은 기간 2만명 양성한다.
과학기술특성화대는 4차 산업혁명 관련 교육 콘텐츠를 가칭 '스타-무크(Mooc)' 온라인 플랫폼에 공개한다. ICT 연구개발(R&D) 사업이 고용 창출로 연결되도록, 사업화 단계 기술료를 우수 연구 인력 추가 채용과 연계해 감면한다.
내년 상반기 중 '연구개발특구의 육성에 관한 특별법(특구법)' 시행령을 개정해 연구소 기업 설립 요건을 완화한다. 현재 20%로 일관 적용되는 연구기관 자본금 비율을 기업 규모에 따라 10%, 15% 등으로 차등화하는 게 골자다.
인공지능(AI) 제품, 서비스 개발에 공통으로 활용되는 핵심 요소 기술과 원천 기술을 개발하는 국가전략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내년 15억원을 투자해 빅데이터 전문센터를 육성한다.
ICT를 활용해 타 산업의 일자리 여건을 개선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정부는 국토교통부와 산하기관 건설 공사에서 발주자가 임금을 근로자에게 직접 지불할 수 있도록 '전자적 대금지급 시스템'을 전면 적용한다. 내년까지 전자조달법과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을 추진해 전체 공공 공사에 시스템 사용이 의무화되도록 할 계획이다.
임금 체불 문제를 공공 공사부터 해결하기 위해서다. 발주자가 직접 근로자에게 지불하는 시스템을 통해 체불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올 해 추석 국토부·산하기관 현장 전수조사에서 임금 체불액은 10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공공 공사에서 발생하는 체불 규모를 따지면 금액은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 공사에서 전자 대금지급시스템을 사용하는 공사는 17.6%에 불과하다. 적극 사용하는 곳은 서울시 정도다. 법 개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내년에는 전 공공공사가 시스템을 도입한다.
다단계 도급 과정에서 근로자 임금이 깎이는 문제를 막기 위해 발주자가 정한 인건비 이상을 건설사가 의무지급토록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낙찰률을 조정하거나 입찰항목에서 인건비를 제외해 발주자가 직접 인건비를 계산하도록 하는 방식이 검토 중이다. 산업계 영향을 고려해 매년 10개 내외 현장에 2년간 시범사업을 시행한다.
임금 체불뿐만 아니라 비전이 없는 것도 건설 일자리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는 청년의 건설 일자리 기피 현상과도 맞물려 있다. 경력을 쌓아도 경력을 인정받을 방법이 없어 처우가 개선될 길이 없다.
경력 인정을 위해 정부는 전자카드제를 도입한다. 전자카드나 지문인증을 통해 출결 관리를 하고 이를 경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만든다. 사회보험 누락 문제도 해결하고 근로자가 근무 시간을 입증할 수 있어 일한 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 문보경 산업정책부(세종)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