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대 충성마트(PX)에서 판매되는 군납 담배 납품 경쟁이 시작됐다. 군납 담배 시장은 2007년 공개 입찰 이후 KT&G가 9년 간 시장을 독식해 왔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외산 담배가 선정되며 시장 변화가 일어났다. 지난해 고배를 마셨던 BAT코리아의 시장 진입 여부가 관심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군복지단은 11일부터 오는 19일까지 '2018년 국군복지단 마트 일반담배 납품품목 선정'을 통해 PX에 납품할 업체들을 모집하고 내년 12월31일까지 판매할 브랜드를 선정해 12월 중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지난 4월 입찰이 진행 됐어야 하나 조기 대선 등의 영향으로 연말로 미뤄져 12월에 진행하는 것이다.
신청 자격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거 기획재정부장관의 담배제조 허가를 받은 업체 △국내에서 직접 제조 및 판매하는 업체(국내OEM업체 포함) △복지단이 제시한 복지율(판매가의 10%)을 적용할 수 있는 업체 △육·공군 군 마트의 지정된 장소에 배송이 가능한 업체 등이다.
이번 납품 품목 선정은 군 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총 20종의 브랜드 중 판매가 저조한 하위 4개 브랜드를 퇴출시키고 신규 브랜드를 입점시킨다. 올해 퇴출된 브랜드는 모두 KT&G 제품으로 △보헴시가슬림핏화이트 △더원 △시즌 △타임미드 등이다.
퇴출된 4개 브랜드 자리에 선정되기 위한 담배 업체들의 경쟁은 치열하다. 군 담배 시장은 약 1300억원 대로 전체 담배 시장에 비해 크지 않지만 젊은 장병들이 많은 군대 특성상 충성도 높은 잠재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시장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 '메비우스 LSS 윈드블루'를 입점시킨 JTI코리아는 KT&G 신탄진 공장 위탁생산 계약이 종료되며 국내 생산을 하지 않고 있어 신규 브랜드 입점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때문에 4개 브랜드가 탈락된 KT&G와 신규 시장에 진입하려는 BAT코리아, 한국필립모리스의 3파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내년 3월31일까지 판매금지 처분을 받은 JTI코리아 메비우스는 퇴출 브랜드 4개 품목에 포함되지 않아 제재기간이 끝난 뒤 다시 판매될 예정이다.
올해는 기본적으로 서류심사(30점)과 심의위원 평가(70점)로 이뤄지며 이를 확인하는 현장실사로 진행된다. 서류심사는 올해는 △대형 △준대형 △중·소형 △소형으로 구분해 유통 단위 평가(10점)를 진행하며 판매처 평가(20점)와 함께 최대(1.15점)의 가산점을 부여한다.
심의위원 평가는 선정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4심제를 적용(갑·을·병반, 최종반)해 심의위원을 국방부 및 육·공군 대표(장교, 부사관, 군무원, 병) 중에서 흡연자로 구성하고 외부기관 인원 참관 제도를 통해 심의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한다. 국방부 및 육·공군 장병(장교, 준·부사관, 병), 군무원 등으로 구성된 심의위원들은 △맛 △가격 △ㅇ유사품 비교평가 △인지도 △병영적합도 △마트운용/관리 △품질 등 9개 항목에 대한 평가를 통해 고득점 품목을 선정한다. 지난해에는 맛(30점), 디자인(20점), 가격(25점), 성분요소(25점) 등으로 차등 적용됐던 배점을 모두 10점으로 통일한 것이 특징이다.
담배 업계 관계자는 “외산 담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존재하지만 젊은 군장병들이 선호하는 제품들로서 군대 내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시장을 지키려는 KT&G와 새로운 시장을 열어가기 위한 외국계 업체와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