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업, 좋은 일자리를 찾아서](13)원익머트리얼즈

[첨단기업, 좋은 일자리를 찾아서](13)원익머트리얼즈

원익머트리얼즈는 국내 대표 특수가스 업체로 원익그룹 계열사다. 2006년 12월 1일 원익IPS(옛 아토) 특수가스 사업 부문이 물적 분할했다. 특수가스는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발광다이오드(LED), 태양전지 등을 제조할 때 쓰이는 공정용 소재를 의미한다. 충북 청주시 청원구에 본사와 공장이 있다.

[첨단기업, 좋은 일자리를 찾아서](13)원익머트리얼즈

◇해외 의존도 높은 특수가스 국산화

한국 특수가스 산업은 삼성이 반도체 사업에 뛰어든 1970년대 중반기부터 본격 태동했다. 일부 해외 특수가스 회사가 국내에 지사를 차리고 단순 수입, 공급하는 구조였다. 원익머트리얼즈가 원익IPS 사업 부문으로 특수가스 사업을 시작한 2002년께도 대부분 특수가스는 수입에 의존해야만 했다. 국내에 생산기지를 갖춘 전문화된 특수가스 회사 역시 그 수가 극히 제한돼 있었다. 이 시기는 반도체 생산라인이 웨이퍼 200㎜ 단위에서 300㎜로 급격하게 전환하던 때이기도 했다. 웨이퍼 면적이 늘고 투자 역시 확대되면서 특수가스 수요가 크게 늘었다. 삼성전자 등 반도체 제조시설을 갖춘 기업을 중심으로 '안정적 조달'을 위한 특수가스 국산화 요구가 높아졌다.

원익머트리얼즈는 삼성전자와 공동 개발을 통해 2003년 혼합가스를 포함, 암모니아(NH3), 아산화질소(N2O) 같은 특수가스 개발에 성공하고 공급을 개시했다. 이후 SK하이닉스를 포함한 국내 대부분 반도체 회사에도 특수가스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원익머트리얼즈 관계자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던 제품을 치열한 기술개발로 점차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국내 업체의 원가절감에 크게 기여했고, 이는 곧 국가 경쟁력 향상에도 도움이 됐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회사가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시기는 2006년부터다. 삼성전자 LCD사업부(현 삼성디스플레이) 등 디스플레이 분야로 팔을 뻗쳐서 LG이노텍 같은 LED 생산 회사도 고객사로 끌어들였다. 당시 특수가스 시장 상황은 300㎜ 반도체 생산 라인에서 낸드플래시 생산 확대와 7세대 LCD 생산라인 본격 가동으로 수요가 매우 큰 폭으로 늘고 있었다. 원익머트리얼즈는 신규 시장인 디스플레이와 LED 업계에서 점유율 확대를 적극 추진하는 한편 세계 최고 수준의 분석기술을 확보, 반도체 업계와의 접점을 계속 늘려나갔다. 미래 성장을 위한 씨앗도 뿌렸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현 삼성디스플레이)와 협력해 NH3, N2O를 포함한 10여종의 공정용 특수가스를 OLED 디스플레이 패널 개발 초기부터 공급해 현재까지 안정적인 공급과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안정적 고성장, 고객 맞춤형 투자

일반 산업용 가스가 범용성을 띠는 것과 달리 반도체, 디스플레이, LED 생산에 쓰이는 특수가스 산업은 특정 업체 주문에 따라 소수 업체에 의해 제조되기 때문에 타 산업과 비교하면 경쟁 정도가 낮은 편이다. 반대로 신규 업체의 시장 진입도 쉽지 않다. 원익머트리얼즈는 시장 진입에 성공했고, 높은 기술 개발 역량과 지리적 이점이 높은 국내 생산 체제를 갖췄다는 점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물적분할을 통해 독립법인으로 사업을 시작한 2006년부터 2016년까지 연평균 매출 성장률이 24%에 달한다.

이 같은 고성장의 비결은 고객맞춤형 경영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원익머트리얼즈는 고객사 기술개발 일정에 맞춰 신규 수요가 예상되는 제품을 개발한다. 고객사 생산라인 증설 등에 발맞춰 적기 투자를 하는 것도 특징이다. 안정적 공급을 위해서다. 이를 위한 고객사와의 지속적인 기술 교류는 필수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반도체, 디스플레이 제조사와 차세대 공정을 위한 다양한 신소재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면서 “국내 장비 업체는 물론 글로벌 장비 회사와도 기술 협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비 회사와의 공정, 소재 공동개발은 향후 잠재 시장에 대한 조기 대응 차원이다. 해당 장비가 고객사 양산 라인에 도입되면 관련 소재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원익머트리얼즈는 특수가스 외 반도체 증착 원재료인 프리커서(전구체) 시장에도 진출할 채비를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014년 9월 미국 프리커서 전문업체인 노바켐의 지분 50.7%를 171억원에 인수했다. 아울러 2015년에는 국내 프리커서 생산 공장과 연구동 투자에 279억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원익머트리얼즈가 특수가스에 이어 프리커서 사업에서도 성과를 낸다면 회사 성장세는 보다 가파를 것으로 업계에선 내다보고 있다.



표. 원익머트리얼즈 주요 생산 가스 품목

[첨단기업, 좋은 일자리를 찾아서](13)원익머트리얼즈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