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이 이달 오픈마켓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다. 자체 개발한 관리형 오픈마켓 모델 '매니지드 마켓 플레이스(MMP)' 서비스를 도입, 수익 모델 다각화에 나섰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오는 18일 MMP 오픈마켓 서비스를 정식 출시한다. 이베이코리아, SK플래닛, 쿠팡 등이 운영하는 오픈마켓 수준인 MMP 1.5 버전을 공개한다.
기존 오픈마켓은 사업자 등록증을 보유한 판매자라면 누구나 입점할 수 있다. 티몬 MMP는 별도 검수 절차를 거친 판매자만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오픈마켓으로 상품 구색을 확대하는 한편 상품 품질을 사전 확인해 고객 신뢰를 높이는 접근이다.

티몬은 직매입(슈퍼마트)과 오픈마켓을 핵심 축으로 경쟁사에 맞불을 놓는다. 현재 이들 경쟁사들은 오픈마켓과 직매입을 속속 도입하면서 사업 구조를 이원화했다. 티몬은 온라인여행 플랫폼 '티몬투어'와 소셜커머스에서 축적한 '큐레이션(추천)' 서비스 사업을 유지해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오픈마켓 도입에 따른 비용 절감도 기대된다. 오픈마켓은 법률상 '통신판매중개자' 지위다. 상품 유통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오픈마켓 운영자가 아닌 실제 판매자가 책임을 진다. 티몬이 최근 소셜 최저가 보상제, 무료반품 서비스 등을 순차 종료한 이유다. 사후관리(AS), 반품, 환불 등에 투입해야 하는 비용이 크게 줄어든다. MD가 상품을 일일이 기획했던 소셜커머스와 비교해 인건비도 감소한다. 여유 자금은 슈퍼마트, 티몬투어 등 주요 사업으로 돌려 경영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
티몬 고위 관계자는 “커머스로 시작해 물류, 데이터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한 미국 아마존을 장기적 롤모델로 삼았다”면서 “내년에는 플랫폼 고도화를 추진해 독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MMP 2.0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통업계는 최근 수년간 수천억원대 손실을 기록한 티몬이 사업구조 재편에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티몬의 영업 손실은 1585억원이다. 전년 대비 12% 늘었다. 직매입과 투어에 약 600억원을 투자하면서 손실이 증가했다.
오픈마켓 시장 경쟁은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티몬이 본격적으로 수요 공략에 나선 데다 최근에는 위메프도 오픈마켓 진출을 타진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시장 주도권을 쥔 기존 사업자와 신규 사업자의 점유율 쟁탈전이 불가피하다.
위메프는 14일 판매자가 MD를 거치지 않고 직접 상품을 등록하는 '셀러마켓'을 선보였다. 기존 특가 상품처럼 고객 클레임 발생 시 위메프와 판매자가 공동 해결에 나선다. 쿠팡과 티몬은 오픈마켓 사업 시작 전 위메프 셀러마켓 형태와 동일한 '다이렉드 딜'과 '익스프레스 딜'을 선보인 바 있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