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정규직-비정규직 임금격차 7년 전보다 줄었다

지난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가 오히려 7년 전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009∼2016년 정규직과 비정규직 임금격차 분해 (제공=한국경제연구원)
2009∼2016년 정규직과 비정규직 임금격차 분해 (제공=한국경제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은 14일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 추이 분석과 요인 분해' 보고서를 통해 정규직 근로자라는 이유만으로 비정규직 근로자보다 더 받는 차별적 임금이 지난해 23만3000원으로 2009년(28만원), 2010년(24만7000원)보다 낮은 수준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한경연에 따르면 지난해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총임금격차는 166만원이었다. 이 가운데 86%에 해당하는 142만8000원은 노동자 특성에 의해 설명될 수 있는 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14%인 23만3000원만이 설명할 수 없는 차별적 임금격차인 것으로 분석됐다.

유진성 연구위원은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총임금격차를 실제적인 격차로 볼 수 없으며 노동자의 개별 특성에 의해 설명되는 부분을 제외한 차별적 임금격차를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실질적인 임금격차로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2016년 기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총임금격차를 설명하는 가장 큰 요인은 경력연수로서 경력연수는 전체 총임금격차의 18.7%인 31만 원을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사업체 규모(14.9%), 정규근로시간(14.0%), 교육수준(11.3%), 직업군(9.9%) 등의 순으로 임금격차에 대한 설명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경연은 산업별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적 임금격차를 분석한 결과 제조업에서의 차별적 임금격차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언급했다. 전체 산업에서 가장 큰 비중(노동자수 기준)을 차지하는 제조업의 경우 2016년 차별적 임금격차는 8만4000원으로 나타났다. 차별적 임금격차가 가장 큰 산업은 전기, 가스 및 수도사업으로서 2016년 차별적 임금격차는 248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 총임금 격차가 설명되는 이유가 제각각이었다. 제조업의 경우 사업체 규모에 따라 총임금 격차가 차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운수업과 금융·보험업은 경력연수에 따른 격차가 더 컸다. 건설업과 숙박·음식점업, 교육서비스업의 경우 다른 산업에 비해 정규 근로시간에 따른 총임금 격차가 나타났다.

유 연구위원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는 총임금격차가 아니라 차별적 임금격차가 문제”라면서 “개인의 특성으로 설명할 수 없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 요컨대 차별적 임금격차를 완화하기 위한 정책적 방안을 모색하는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