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대장암 발병 신호 동시억제하는 물질 발견

국내 연구진이 대장암을 유발하는 다양한 암 신호전달 경로를 동시에 억제하는 물질을 발견했다. 대장암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항암제 내성을 효과적으로 줄이는 기반 기술이 될 전망이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조무제)은 민도식 부산대 분자생물학과 교수팀이 암 억제유전자와 종양유전자에서 돌연변이로 활성화되는 신호전달 경로를 억제하는 표적물질을 발견했다고 18일 밝혔다.

PLD 억제약물을 투여했을 때와 대조군을 비교한 실험 결과 모습
PLD 억제약물을 투여했을 때와 대조군을 비교한 실험 결과 모습

대부분의 대장암은 암 억제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윈트신호전달계(세포 내 병리현상을 조절하는 신호전달체계'가 활성화되면서 발병한다. 윈트신호전달계가 암세포를 증식시키는 역할을 해, 대부분의 항암제가 이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문제는 암 억제유전자와 함께 종양유전자(PI3K)에도 동시에 돌연변이가 발생한 경우다. 다른 암세포 증식 신호전달경로가 추가로 활성화되면서, 기존 항암제가 듣지 않게 된다. 다양한 암 신호전달 경로를 동시에 억제하는 표적단백질 및 약물 개발이 필요한 이유다.

연구팀이 발견한 PLD단백질(암과 염증을 조절하는 세포막 내 인지질 분해효소)은 윈트신호전달계, 종양유전자의 세포증식 신호전달을 모두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도식 부산대 분자생물학과 교수
민도식 부산대 분자생물학과 교수

연구팀은 PLD 단백질을 조절에 따른 항암효과를 실험으로 입증했다. 암 억제유전자, 종양유전자에 모두 돌연변이가 일어난 대장암 환자의 조직을 생쥐에 이식한 후 PLD 억제제를 투여한 결과, 종양의 60%가 감소했다.

민도식 교수는 “대장암 치료 내성을 일으키는 PLD를 억제해 다양한 암 신호전달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밝히는데 성공했다”면서 “항암제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약물 개발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