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대학은 교육과 연구를 담당해왔지만, 21세기 대학은 연구개발(R&D)한 결과물을 바탕으로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미국 스탠포드대학, MIT 등 선진 대학들은 활발한 산학협력과 기술 기반 창업으로 경제를 선도하고 있다.
DGIST는 융복합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기술출자기업을 설립, 기술사업화를 지원한다. 기술출자기업은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개발한 기술을 출자하고, 민간 자본과 경영 노하우를 접목해 조인트 벤처를 설립하는 형태의 기업이다.
연구자 연구 능력과 자본가의 자본 및 경영 능력을 합쳐 신산업을 추진하는 기술사업화 모델로 주목받는다. 기술출자기업은 연구자의 독자적 창업에 따른 실패 확률을 줄이고, 기업에게는 우수 기술 확보와 더불어 기술개발 역량 부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상용화의 어려움을 보완할 수 있다.
DGIST는 연구원과 교수의 활발한 융복합 연구로 개발한 기술을 출자해 지금까지 14개의 기술출자기업을 설립했다. 이들 기업은 연구소기업에도 선정돼 세제혜택, R&D자금지원 등 정부 지원도 받는다. DGIST는 기술출자기업 활성화를 위해 1인 1사 멘토링제도, 타운 미팅, 가족회사제도, 협업 네트워크 데이 등을 통해 사업을 지원한다.
DGIST는 지난 8월 14호 기술출자기업 네오코그노를 설립했다. 이상헌 미래자동차융합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이 개발한 운전자 상태 인식 및 동작 인지 기술이 출자됐다. 이 기술은 영상 신호를 기반으로 인간의 자세, 행동, 얼굴 표정 등을 인식해 분석하는 기술이다.
네오코그노는 가상현실(VR)을 이용한 스마트 교육 콘텐츠, 스포츠 실감 체험 시스템 등 스마트 모션 인터렉션 기술을 사업화할 계획이다.
DGIST가 자동차용 실시간 제어시스템 기술을 출자해 설립한 친환경 전기차 제조업체 그린모빌리티는 전국에 총판 7개, 대리점 2개, 특판 3개를 두고 배달용 전기이륜차 및 삼륜차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전기이륜차 발렌시아의 판매 호조로 올해 35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내년부터는 연간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술 기반 스타트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도 돕고 있다. 해외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스타트업을 발굴해 미국 위스콘신주의 제조 기반 대기업과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스타트업 맞춤형 글로벌 진출 프로그램 'DGIST-MWERC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미국 벤처캐피털 그린포인트자산운용과 업무 협약을 맺었다. 스타트업이 미국 위스콘신주정부와 현지 대기업이 설립한 R&D 및 인큐베이팅 지원 단체 'MWERC'이 운영하는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지난 10월엔 MWERC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인 '벤치랩'이 4주 동안 미국 현지에서 열렸다. 리비콘(고분자분산형 액정 디스플레이), 크레스프리(산업 현장 IoT 솔루션), 모임소프트(피부 진단 라이프케어 플랫폼) 등 10개 스타트업이 참여했다.
'DGIST-MWERC 프로그램' 참여 스타트업 CEO는 지난 9월 스콧 워커 미국 위스콘신주지사와 간담회를 갖고, 미국 시장 진출과 투자 유치 등 상호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임진우 DGIST 기술창업혁신센터장은 “DGIST의 우수한 연구 성과를 활용한 'Lab to Market(연구성과 기반 창업)' 전략으로 기술사업화 글로벌 선도 모델을 제시하고, 과학기술 기반 스타트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혁신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