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간 경주, 포항에서 지진이 발생한데 이어 추가적인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일본의 건축기술과 기업의 대응 방식에 대한 벤치마킹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19일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일본의 지진대응 노하우와 시사점'을 주제로 한일공동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전경련과 경단련 21세기 정책연구소의 협력으로 마련됐다.
권태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우리나라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진에 대비한 준비가 매우 미흡하다”며 “정부는 일본의 기술과 노하우를 참고해 전국가적 차원의 지진대응 종합플랜을 세우고, 기업은 생산시설의 지진 대응설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츠이스미토모 해상화재보험그룹 인터리스크종합연구소의 혼다 시게키 특별연구원은 '일본기업의 지진대응, 방재와 BCP로부터 생각한다'를 주제 발표했다. BCP는 재난시 기업 연속성 유지계획. 단순 복구뿐만 아니라 고객 서비스 지속성 보장, 핵심업무 지속 등으로 위기시에도 기업가치를 최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혼다 연구원은 “기업은 지진 전 내진진단 강화, 화재방지 대책, 전산 시스템 백업, 전력〃통신체계 점검 등 사전준비를 철저히 해야 하고, 지진이 발생하면 건물안전이 확인되는 한 무작정 밖으로 대피하는 것보다 건물에 남는 것이 원칙”이라며 “지진 후에도 최고경영자가 대책본부를 직접 지휘하고, 제한된 인원으로 대응해야 하는 상황을 감안해서 지진 발생시 중요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최대 건설사인 다이세이건설 설계본부 호소자와 오사무 부본부장은 일본 최신 지진 대응 건축기술과 적용 사례를 소개했다. 삿포로 돔, 사이타마 수퍼아레나 등 일본 대표적인 건축물 지진대비 설계를 수행한 전문가다.
호소자와 부본부장은 “일본 건축물은 내진설계가 기본적으로 적용되고, 거대 지진에 대응하기 위한 제진〃면진 설계가 적용되는 건축물도 점점 늘어가고 있다”면서 “제진설계는 초고층빌딩 등 중요건물에 적용되고 있으며, 재난방지 거점 건물이나 병원 등 매우 중요한 시설에는 면진설계가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지진학 1호 박사인 서울대 이기화 명예교수는 한반도 지진활동이 2014년 이후 활발해지고 있으며, 지진 패턴도 올해 포항사례와 같이 대규모 피해를 양산할 수 있는 단층면의 상하이동을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따. 실제 이번 포항지진은 진원의 깊이가 얕고(3~7km), 전후상하 이동이 함께 나타나서 피해가 컸다.
이 교수는 “한반도에서의 지진은 불규칙한 패턴으로 인해 정확한 예측은 불가능하다”면서도 “다만 포항〃경주 지진이 발생한 양산단층대의 어느 지점에서라도 광범위한 지진이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고 최대 규모는 7.3까지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