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상장사의 주주는 앞으로 모바일로 주주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정부가 전자투표 모바일 서비스를 섀도보팅(의결권 대리행사)제도의 대안으로 채택하기로 했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은 서울 사옥에서 전자투표 및 전자위임장 모바일 서비스 오픈 기념식을 개최했다. 전자투표는 주주가 주주총회(이하 '주총')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전자투표 시스템에 접속, 의결권을 행사하는 제도다. 전자위임장은 주주가 인터넷을 통해 공인전자서명을 통해 위임장을 수여하는 제도다.
상장사 주주는 그동안 PC로만 가능하던 전자투표, 전자위임장 서비스를 모바일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으로 주주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예탁결제원은 전자투표 이용 확대를 위해 상장사에 주총 진행 사항을 한눈에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한다. 현재까지 증권용 인증서만 가능하던 주주 본인 확인, 공인인증서도 다양화한다.

정부도 섀도보팅제 폐지를 앞두고 전자투표 확대 등 주총 제도 개선 활동을 강화한다.
섀도보팅제도는 상장회사가 주총 정족수를 충족할 수 있도록 예탁결제원이 참석 주주 찬반 비율에 따라 의결권을 대리 행사하는 제도다. 그동안 상장 기업의 신뢰도와 투명성을 저해한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올해 말로 폐지된다.
상장사는 의결 정족수를 충족하기 위한 주총 분산 개최, 전자투표 활용 등의 활동을 펼쳐야 한다. SK그룹은 이에 앞서 5대 그룹 최초로 주총 때마다 전자투표를 활용하기로 했다.
현재 전자투표 계약사는 현재 1205개사, 전자위임장 계약사는 1147개사로 전체 상장사 기준 약 60%에 육박하는 계약률을 보이고 있다. 상장사 약 40%에 해당하는 기업은 전자투표와 전자위임장을 이용하고 있다.
11월 기준 행사 비율은 전자투표는 전체 행사주식의 2.18%, 전자위임장은 0.044%로 미미한 상황이다. 전자투표 행사 주주도 전체의 1%도 못 미치는 0.21%를 기록했다. 이처럼 전자투표 계약을 맺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상장사가 대부분이었다.
금융위는 섀도보팅 폐지에 따라 주총이 정족수 미달로 성립되지 않고, 기업이 상장 폐지되지 않도록 거래소 상장 규정을 개정한다. 기업이 전자투표 이용 등 주총 성립을 위해 노력했음에도 의결 정족수에서 미달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하지 않는다.
금융위는 주총 활성화를 위해 유관기관, 협회 등이 모두 참여하는 상장회사 주총 지원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한다. 증권회사 거래시스템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전자투표 시스템을 연결, 전자투표에 대한 소액주주 접근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섀도보팅 폐지에 따른 기업 부담을 최소화하고 주총이 명실상부한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최대한 많은 주주가 주총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와 관행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김명희 경제금융증권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