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드라이브]새옷 입은 소형 SUV '뉴 QM3'…고속도로 400㎞ 달려보니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이 뜨겁다. 'QM3'와 '트랙스', '티볼리'가 주도하던 국내 소형 SUV 시장에 올해 '코나'와 '스토닉'이 가세하면서 어떤 차급보다도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2013년 말 첫선을 보인 르노삼성자동차 QM3는 국내에 소형 SUV 돌풍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유럽 내 소형 SUV 3년 연속 판매 1위에 오른 르노 '캡처'의 한국형 모델로, 이미 국내외 시장에서 탄탄한 기본기를 인정받았다.

르노삼성차 뉴 QM3.
르노삼성차 뉴 QM3.

QM3가 새옷을 입었다. 올해 8월 부분변경을 통해 디자인을 다듬고, 다양한 안전·편의사양을 보강했다. 달라진 '뉴 QM3'를 경험하기 위해 고속도로를 중심으로 400㎞를 달려봤다.

디자인은 앙증맞다. 시승차 외장 색상은 새롭게 추가된 '아메시스트 블랙'이다. 일반적인 검은색 차량과 달리 보는 각도에 따라 보라색을 띤다. 루프 부분은 은색으로 조합해 개성 있는 모습을 연출했다.

뉴 QM3는 기존 르노삼성차 SM6, QM6의 새로운 디자인 정체성을 계승했다. 알파벳 'C'자 모양 LED 주간주행등(DRL)과 크롬 라디에이터 그릴을 더해 패밀리룩을 완성시켰다. 가로로 넓어진 상단 그릴은 블록 형상 패턴을 적용해 세련된 모습을 강조했다.

르노삼성차 뉴 QM3.
르노삼성차 뉴 QM3.

LED 퓨어 비전(PURE VISION) 헤드램프를 탑재해 야간에도 시원한 시야를 제공한다. 코너링 램프 기능 포함한 전방 안개등과 LED 방향지시등은 과거엔 고급차에서나 볼 수 있던 사양이다. 17인치 블랙 투톤 알로이 휠과 오프로드용 보호 패널 디자인을 적용한 전·후면 스키드도 멋스럽다.

실내는 간결하면서도 고급스럽다. 시승차인 최상위 트림 RE 시그니처는 부드러운 나파 가죽 시트와 가죽을 덧댄 스티어링 휠과 대시보드, 알루미늄 페달 등을 포함한 프리미엄 패키지를 적용, 안락함과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는 뛰어난 개방감을 제공한다.

르노삼성차 뉴 QM3 실내.
르노삼성차 뉴 QM3 실내.

실내 중앙에 자리한 디스플레이는 7인치로 커졌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1GHz 듀얼 코어와 DDR3 1GB 메모리(RAM)를 통해 시스템 성능과 안정성을 향상했다. 스마트폰 풀 미러링 기능을 통해 화면에서 스마트폰 안드로이드 앱을 사용할 수 있고, 3D로 업그레이드한 T맵 내비게이션은 테더링을 통해 빠른 길 안내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공간은 3인 가족이 타기에 조금 부족했다. 뒷좌석에 아이를 태우니 앞 좌석을 당겨야 했다. 패밀리카 용도보단 뒷좌석에 사람을 태울 일이 많지 않은 이들에게 적합한 차량이다. 트렁크 공간은 337리터이며, 뒷좌석 등받이를 접거나 완전히 눕히면 최대 1235리터의 적재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르노삼성차 뉴 QM3 실내.
르노삼성차 뉴 QM3 실내.

본격적인 주행에 나섰다. 시동을 걸면 디젤 특유의 우렁찬 엔진음을 들려준다. 파워트레인은 르노가 개발한 1.5리터 dCi 디젤 엔진과 독일 게트락이 만든 듀얼클러치변속기(DCT)를 조합했다. 이 엔진은 르노를 비롯해 닛산, 벤츠 등 27개 차종에 탑재, 1000만대 이상이 판매될 만큼 높은 신뢰도를 갖췄다.

엔진 최고출력은 90마력, 최대토크는 22.4㎏·m이다. 제원상 수치는 높지 않지만, 공차중량이 1300㎏으로 가벼워 경쾌한 드라이빙을 즐기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도심 저속 구간에서는 DCT 특성상 일반 변속기보다 가속 반응이 퉁명스럽다. 하지만 가속페달을 부드럽게 밟으면 금세 적응이 된다.

르노삼성차 뉴 QM3.
르노삼성차 뉴 QM3.

고속도로에 진입해 속도를 높이니 예상보다 빠르게 속도가 오른다. 엔진 회전수 1750~2500rpm 사이에서 최대토크가 발휘돼 시원스러운 가속력을 선보인다. 고속 구간에서 추월을 위해 급가속을 진행하니 DCT가 신속한 변속으로 거침없는 힘을 뿜어낸다.

차체 길이가 4.1m 수준으로 짧다는 점도 운전 재미를 높이는 요소다. 작은 차체는 코너에서 재빠른 몸놀림을 보여주며, 차선 변경이나 주차가 쉽다는 장점도 있다. 서스펜션은 도로 위 요철을 적당히 거르면서도 제법 단단해 고속 주행 안정감도 뛰어나다. 스티어링 휠은 너무 가볍거나 무겁지 않은 설정으로 여성 운전자도 부담이 없을 것 같다.

연비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주행해도 훌륭했다. 공인 복합연비는 리터당 17.3㎞이며, 실제 고속도로 정속 주행 시 리터당 20㎞ 이상을 주행할 수 있었다. 도심에서도 연비는 꾸준히 리터당 15km 이상을 기록했다. 400㎞를 달리고도 연료 게이지의 3분 2가 남았다. 뉴 QM3 가격은 2220만부터 시작되며, 시승차인 RE 시그니처 트림은 2570만원에 판매된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