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가전양판점 업계 '빅3'가 온라인·모바일 삼국지를 펼친다. 온라인·모바일 매출 비중이 급증하면서 시장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총공세가 예상된다. 가전 유통 시장 구도에 대격변이 예고됐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자랜드는 내년에 모바일 상품권 서비스를 선보인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기프티쇼, 기프티콘처럼 자사 취급 상품을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주고받는 형태다. 최근 온라인과 모바일 매출 비중이 급증한 데 따른 마케팅 전략이다.
전자랜드의 올해 온라인 매출 비중은 14%다. 지난 상반기 사상 처음으로 10% 벽을 넘어선 데 이어 하반기에 상승세를 유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5% 안팎에 그친 온라인 비중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온라인 매출 가운데 절반 이상(55%)은 모바일에서 벌어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온라인과 모바일은 오프라인 매장에 버금가는 가전 양판업계의 핵심 판로”라면서 “내년에 서비스 다양화와 차별화된 접근법을 찾아서 온라인 비즈니스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온라인에서 전체 매출 가운데 20% 안팎의 실적을 달성했다. 2015년 2%, 2016년 7%에서 10%포인트(P) 이상 급증했다. 온라인·모바일로 가전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이 증가한 데다 롯데하이마트가 온라인 경쟁력을 높이며 대응에 나선 것이 시너지를 냈다.
롯데하이마트는 온라인 채널 단독으로 수십억원 규모의 특가전을 선보이며 모객 효과를 높였다. 롯데 계열 슈퍼, 편의점을 상품 배송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는 온·오프라인연계(O2O) 서비스도 적중했다. 온라인 상품 구색도 확대했다. 2015년 4만개에 불과하던 취급 품목을 12만개로 늘렸다.
신세계 일렉트로마트는 그룹 종합 쇼핑몰 SSG닷컴에 숍인숍 형태로 자리 잡고 시너지를 꾀했다. SSG닷컴 브랜드 파워를 활용, 가전 구매자를 온라인으로 끌어들이는 전략이다. 현재 일렉트로마트 비 오프라인 매출 비중은 아직 1% 수준이다. 새해에는 SSG닷컴 온라인 사이트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브랜드 노출과 마트 상품 연계 판매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프라인 매장을 핵심 수익 모델로 삼고 있던 가전양판점은 기존 온라인 쇼핑과의 전면전이 불가피해졌다.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등 주요 온라인 쇼핑 사업자가 생활가전은 물론 대형가전까지 취급 범위를 빠르게 넓히면서 가전양판업계와 정면 대결 양상을 보였다. 클릭·터치 한 번이면 오프라인에서 직접 설명을 들어야 하는 제품 상세 스펙, 가격, 사후관리(AS) 정책 등을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 비 오프라인 채널에서 가전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이 증가하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 유통 시장에서도 사실상 온-오프라인 경계가 사라졌다”면서 “새해 가전양판점, 백화점, 대형마트 등 전통 유통 사업자의 온라인·모바일 전략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