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훌쩍 늘어난 개인간 거래사기...은행권, 자구책 마련 고심

1년 새 훌쩍 늘어난 개인간 거래사기...은행권, 자구책 마련 고심

#A씨는 온라인 중고거래사이트를 통해 갤럭시 S8플러스 스마트폰을 구매했다. 판매자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처분한다는 말에 곧바로 50만원을 입금했다. A씨는 일주일이 지난 뒤 택배를 받았다. 하지만 받은 물품은 스마트폰이 아닌 벽돌이었다.

#B씨도 온라인 중고거래로 디지털카메라를 구매했다. 판매자가 자신의 사원증을 보여줘 믿고 30만원을 입금했다. 하지만 돈을 보낸 뒤 판매자와 연락이 끊겼고 디지털카메라도 받을 수 없었다.

최근 온라인을 통한 개인 간 중고거래가 늘어나면서 이를 노린 금융사기도 꾸준하게 증가했다. 사기유형도 아동용품, 의류 등 단순 저가부터 전자기기, 자전거 등 고가물품으로 다양하다.

사기피해정보공유 핀테크기업 더치트에 따르면 올해 사기피해 신고건수는 이달 20일 기준 4만7986건으로 나타났다. 피해금액은 164억 원에 달한다. 사기피해는 올해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2015년 4만481건, 2016년 3만9151건 등 4만 건 내외를 유지했으나 올해 약 8000건 가량 늘었다.

김화랑 더치트 대표는 “올해 신고건수가 늘어난 것은 취업을 빙자한 대포통장 유통사례가 많았고 안전거래를 사칭한 피해도 꾸준하게 발생했다”며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 되면서 계좌개설이 쉬워진 점도 사기거래가 늘어난 배경가운데 하나로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사기거래에 사용된 은행계좌는 여전히 시중은행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올해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도 빠르게 증가했다. 카카오뱅크를 통한 사기거래 신고건수는 1336건으로 BNK부산은행((1312건), 우체국(1239) 등을 제치고 11위에 올랐다. 케이뱅크는 776건으로 13위였다.

개인 간 금융사기가 늘어나 은행권도 이에 대한 방지책을 세우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더치트와 손잡았다. 계좌이체 전 돈을 보내는 계좌가 보이스피싱이나 대포통장 등 사기거래에 이용된 이력이 있는지 알려준다. KB국민은행은 인터넷뱅킹이용시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을 통해 계좌이체 전 해당 계좌가 문제 없는지 클릭 한번으로 알 수 있게 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자체 개발한 대포통장 모니터링 시스템을 활용해 대포통장 의심계좌를 감시하고 있다. 장기미사용계좌나 비대면실명확인계좌 등 정보를 한 화면에서 동시에 조회할 수 있고 실시간으로 지급정지도 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이 개인간 금융거래서 발생하는 사기사건을 모두 잡아낼 수는 없지만 2차피해 방지는 가능하다”며 “핀테크기업, 경찰청, 금감원 등으로 신고된 정보를 한곳에 모아 금융권과 제휴하면 사기피해를 더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기피해 발생건수와 피해금액 추이>


<출처 더치트>

1년 새 훌쩍 늘어난 개인간 거래사기...은행권, 자구책 마련 고심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