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ICT가 울릉도에 대규모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했다. 우리나라 충전인프라 대부분은 정부와 공기업 주도로 구축돼, 충전 요금이 일반 전기요금 이하로 책정됐다. 수익을 내야하는 민간의 시장 참여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향후 전기차 확대에 따른 시장 선점을 노렸다.

포스코ICT는 울릉도 내 8개 충전소에 22기의 급속충전기 구축을 완료하고 이달부터 본격적인 서비스에 들어간다고 26일 밝혔다. 총 사업비 약 20억원 규모다. 포스코ICT가 10억원, 나머지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경상북도 예산으로 충당됐다. 울릉도 한마음회관에 6기를 포함해 저동 공영주차장 2기, 서면 울릉군공설운동장·북면 지역 등에 급속(50㎾h급)충전기 22기가 들어섰다. 이 충전기를 이용하면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완충(80%)까지 10여분이면 충분하다.
울릉도는 부지 확보 제한이 많은 도서지역이라 전기차 운전자가 가정에서 충전하는 완속(7㎾h급)의 비공용 충전기 설치보다 공용충전기 의존도가 크다. 기존 운영 중인 공용 충전시설이 24기(급속3, 완속21)가 전부다. 이에 포스코ICT는 향후 전기차 이용 확산을 전망하고 공용충전소 확충했다. 울릉도 내 전기차는 160여대 수준이지만,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전기차 렌터카 시장까지 고려한 전략이다.
포스코ICT는 자체 충전서비스 모델 '차지비(ChargEV)'망에 통합해 운영하면서 육지의 기존 고객과도 서비스 연동시킬 예정이다.
포스코ICT 관계자는 “울릉군청과 협력해 지역주민 및 관광객의 동선을 분석해 언제 어디서든지 이용이 가능하도록 충전기를 설치 장소를 선별해 구축했다”며 “기존 충전소를 포함해 0.9㎢(약 27만평)당 1기, 인구 150명당 1기로 전기차 보급 선진국 보다 앞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충전 인프라다”고 말했다.
포스코ICT는 이달 말부터 내년 3월까지 무료로 충전서비스를 개방한 뒤 서비스 안정화와 품질 향상을 위해 별도 관제시스템도 운영할 방침이다. 울릉도 내 전기차 민간 보급 물량은 142대이며, 울릉군은 관용차량 21대를 보유하고 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