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유전자 가위 기술 어디까지 왔나

유전자 가위 기술은 시간이 지날수록 정교해지고 있다. 유전자 가위를 응용한 새로운 기법이 속속 출현하고 있다. 유전자를 교정해 우월한 생명체를 탄생시키는 신의 영역에 다가가는 느낌이다.

미국에서는 최근 4세대 유전자 가위로 불리는 기술을 개발했다. 데이비드 류 하버드대 교수팀이 특정 염기쌍을 바꾸는 아데닌 기반의 염기 교정기를 개발, '네이처'에 발표했다. 돌연변이 교정이 가능해진 연구로 평가받고 있다.

장펑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팀도 최근 RNA 단계에서 단일 염기를 교정하는 기술을 개발,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RNA는 DNA 정보를 읽어 단백질을 만드는 중간 역할을 하는데 DNA를 건드리지 않고 RNA를 수정한다는 점에서 더 안정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솔크연구소 유전자발현실험실 연구진도 최근 후성유전학적 유전자 편집 기법을 개발했다. 당뇨병, 급성신장질환, 근위축증 증세를 호전시킬 가능성을 시험을 통해 확인했다.

이번 연구가 주목받는 이유는 DNA 두 가닥을 자르지 않고 한 가닥만을 잘라 DNA 특정 염기쌍 하나만을 바꾸는 염기편집 기법이라는 점이다.

기술의 정교화가 필요하지만 당뇨병이나 근위축증에 의해 기능이 상실된 특정 유전자 기능을 살릴 수 있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중국은 유전자 가위 연구가 가장 활발한 곳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관련 임상 시험 10건 가운데 9건이 중국에서 진행될 정도다.

이와 관련해 중국 연구진은 최근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체지방이 더 낮으면서도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돼지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8월 김진수 서울대 교수가 미국 오리건 보건과학대 연구팀과 함께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인간 배아에서 심장병의 원인이 되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제거하는 데 성공,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